호텔신라, 日 도쿄 면세점 철수롯데면세점, 연내 태국·인니 법인 청산해외점포 줄줄이 휴업 상태
  • 면세업계가 해외 법인 정리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내년까지도 전 세계 관광산업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사업을 축소해 ‘버티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호텔신라 IR 자료
    ▲ 면세업계가 해외 법인 정리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내년까지도 전 세계 관광산업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사업을 축소해 ‘버티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호텔신라 IR 자료
    면세업계가 해외 법인 정리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로 내년까지도 전 세계 관광산업이 정상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사업을 축소해 ‘버티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합작 법인 ‘다카시마야 듀티프리 신라&아나’를 통해 운영해온 일본 됴코 시내면세점 영업을 지난달 31일 종료하고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다카시마야 듀티프리 신라&아나’는 백화점 기업 다카시마야와 전일본항공상사, 호텔신라가 2017년 합작으로 설립한 법인이다. 자본금 9800만 엔(약 103억 원) 규모로 다카시마야(60%)와 전일본항공상사(20%), 호텔신라(20%)가 각각 지분을 갖고 있다.

    다카시마야 면세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 방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지난 3월 임시 휴업해오다 한 때 영업을 재개했지만,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 및 여객 수요 감소가 지속되면서 결국 폐점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올림픽이 연기되고 일본 내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쟁사인 롯데면세점 역시 올해 하반기 해외 첫 진출지였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점의 운영을 종료하고, 인도네시아 법인도 청산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대만 법인을 철수한 데 이어 하반기 태국과 인도네시아 사업을 청산하면 해외 사업장은 6개국 12개 매장으로 줄게 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7년 태국 법인을 만들고 수도 방콕에 시내면세점을 세웠지만, 태국 현지 업체의 견제로 공항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3년여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대만에서도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서 밀리면서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면세점 해외 진출 1호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2012년 연 자카르타 공항점이 2017년 계약 만료로 문을 닫았다.

    업계에선 추가 철수 결정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 해외점 중 호주 멜버른 시내점을 제외한 전 점이 휴점 상태다. 베트남 다낭 시내면세점은 오픈이 무기한 연기됐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은 온라인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고전 중이다. 호텔신라의 올 상반기 아시아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67.6% 줄어든 175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0억원에서 -23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재 운영 중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점과 홍콩공항점, 마카오 공항점, 태국 푸껫시내점, 도쿄 시내점 등 총 5개 해외점 중 홍콩공항점과 푸껫시내점, 도쿄시내점이 휴업 상태다.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상황이 내년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예정된 해외 사업 일정을 최대한 미루거나 추후 상황을 보고 재추진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국내외 면세점 영업 단축·중단으로 직원들이 유급·무급 휴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들이 직원 무·유급 휴직과 임시 휴점 등 자구책을 내놓으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해외 입출국이 자유로워지지 않는 이상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사업장까지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면서 “면세점들은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