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본격 시행 앞두고 사업계획서 심사 돌입5대 시중은행 모두 참여… 오픈뱅킹 플랫폼 강화12일 빅테크 VS. 금융사 데이터 공유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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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My Data·개인신용관리업) 사업 허가를 위한 심사에 돌입하면서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대상 업체 35개사를 대상으로 사업계획서 심사에 들어갔다. 심사에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참여했다.마이데이터 사업은 고객이 동의하면 각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조회, 관리하는 사업이다. 내년 2월부터 허가를 받은 기업만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마이데이터는 금융권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힌다.금융사가 보유한 계좌, 대출, 카드, 보험 등의 금융정보에 빅테크·핀테크·통신사가 가진 소비자 데이터까지 더해지면 개인 자산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향후 종합 금융 서비스는 의료, 유통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될 수 있다.각 금융지주사는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디지털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디지털'에 가속도가 붙었다. KB금융은 지난해 그룹 통합 IT센터를 준공하고 올해 계열사별 이전, 통합을 진행하고 있다. 또 10년 만에 IT시스템을 전면 교체했다. 윤 회장은 디지털혁신부문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신한금융은 모바일뱅킹 플랫폼 '신한 쏠(SOL)'을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자산관리서비스를 '재무관리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하고 나섰다. 굳이 빅테크 업체를 찾지 않아도 신한앱에서 재무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다.하나금융은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금융관리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일찍이 마이데이터 전담부서를 구성, 디지털인재 육성을 위한 그룹 차원의 직원 교육에도 들어갔다.우리금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디지털 인사이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오픈뱅킹 플랫폼 변화를 통해 소비자 편의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하지만 마이데이터 시행까지는 갈 길이 멀다. 우선 금융사와 빅테크 간 갈등의 골이 여전하다.금융사는 마이데이터 플랫폼에 계좌, 카드 내역 등을 제공해야 한다. 올 1월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이 신용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전송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금융사들은 형평성을 문제삼고 있다. 금융사가 소비자의 금융데이터를 제공하는 만큼 핀테크 기업도 가진 소비자의 비금융데이터인 구매내역 등 정보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금융당국은 디지털금융협의회를 통해 내년 본허가까지 빅테크와 금융사의 갈등을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12일 3차 협의회를 열고 금융사와 빅테크 간 데이터 공유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데이터 개방의 가이드라인을 정할 방침이다.한 금융사 관계자는 "12일 회의때 빅테크사의 정보제공 범위가 가닥이 잡히면 논의가 더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권은 상당수가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