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이후 23년만에 첫 배당… 연간 순이익 두 배 규모코로나19 불구 매출·영업이익 안정적인 성장세 지속美 본사 대규모 특별 배당에 자회사 현금 필요해진 듯
  • 코스트코코리아가 국내 진출 이후 첫 배당을 실시한다. 100% 주주인 미국의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Costco Wholesale International Inc.)에 2294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것. 이는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유통업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런 배당이 가능한 것은 코스트코 미국 본사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트코 미국 본사는 8년만에 특별 배당을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이달 23년만에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배당금액은 주당 86.85원으로 총 2294억원 규모다. 배당률은 86.85%, 배당성향은 217.44%다.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다는 이야기다.

    코스트코코리아가 이같은 대규모 배당이 가능했던 것은 지금까지 쌓인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조3623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코스트코코리아는 국내 진출 이후 단 한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순이익이 고스란히 현금으로 쌓여왔다. 

    실제로 코스트코코리아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오는 중이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이 4조5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신장했고 영업이익이 1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9.9% 신장한 1055억원을 기록했다. 

    9월 결산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의 지난 회계연도 중 3개 분기가 코로나19 확산 영향 하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는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스트코코리아는 기존 16개 점 이외의 신규 출점도 전무했다. 

    이 때문에 점포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끌어 모으는 국내 대형마트와 달리 코스트코코리아는 과감한 배당을 선택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트코코리아가 이례적 배당에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게 되는 배경에는 주가 부양이나 모회사가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 경우 뿐”이라며 “비상장사인 코스트코코리아의 경우 미국 본사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 코스트코 본사는 최근 약 4조8700억원(44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특별배당을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코스트코의 배당은 역사상 네 번째로 직전 특별배당은 8년 전에 이뤄졌다. 

    여기에는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보유해온 코스트코의 주식 1조4500억원(13억 달러)를 전량 팔아치웠다는 점이 주효했다. 그는 1999년 처음으로 코스트코 주식을 사들인 이후 올해 6월까지 430만주를 늘려왔다. 

    코스트코 입장에서는 워런 버핏 회장의 주식 매각에 대응해 대규모 배당으로 주가를 안정화할 이유가 생긴 것. 이 과정에 계열사인 코스트코코리아가 보유한 현금이 동원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