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LG전자, 가전 '승승장구'… 전자계열 실적 이끌어적자탈출 LG디스플레이·기회맞은 LG이노텍 내년 '호실적'계열 분리 앞둔 구광모 체제… 든든한 전자사업이 '버팀목'
  • LG그룹의 전자 계열 3사가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수한 실적으로 저력을 과시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모두 호전된 실적을 올 4분기와 내년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지며 4년차를 맞는 LG 구광모 호(號)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LG그룹의 전자 계열 3사가 모두 호실적을 거두며 코로나19 상황 속에 건재함을 드러냈다.

    우선 맏형인 LG전자의 올해 실적은 역대 최대 기록을 여러차례 새로 쓸 만한 수준이었다. 지난 3분기 말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2조 5500억 원을 넘어섰고 연간 기준으로는 3조 원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연초만해도 위기상황으로 인식됐던 코로나19가 오히려 '가전'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LG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가전사업을 맡고 있는 H&A사업부문은 사업부문 단독으로도 올해 2조 원을 훌쩍 넘긴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며 LG전자 전체 실적을 이끈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4분기 전망도 낙관적이다. 통상 4분기에 부진했던 LG전자 실적이 올해는 평소와는 다른 패턴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전이 이끌고 TV사업이 뒷받침을 하는 3분기까지의 구조가 4분기까지 이어지며 올해를 잘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증권가의 예상이 잇따르고 있다.

    오랜기간 적자의 늪에 빠져있었던 LG디스플레이도 올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다시 실적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644억 원을 기록하는데 성공하며 7분기만에 가까스로 적자 탈출을 이뤄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올인을 선언한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반전에 성공한데는 지난 7월 양산에 돌입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영향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광저우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패널 출하량이 늘고 본격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LG전자도 올레드TV를 생산 물량을 늘리며 TV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진행된 사업 효율화 작업에 광저우 공장의 가동으로 실적도 안정화되면서 4분기는 물론이고 내년 전망도 밝아졌다. 4분기에도 2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내년에는 전 사업부가 영업 흑자를 내는 수준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LG이노텍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3분기 아이폰12 출시 지연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실적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상반기까진 지난해 같은 수준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고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호실적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영업이익 6000억 원 후반대 수준으로 올라서며 LG그룹 전자 계열 3인방의 대미를 장식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실적 기대감이 더 크다. 고질적으로 LG이노텍의 실적을 갉아먹었던 LED사업이 정리되며 포트폴리오가 안정화됐고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장부품 사업도 외형을 키우며 안정적으로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도 실적 훈풍이 이어지면 영업이익도 7000억 원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LG그룹 전자 계열 3사의 호실적은 내년 4년차를 맞는 구광모 회장의 새로운 LG 체제에도 힘이 될 것이란 평가다. 더구나 이번 주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구본준 LG 고문의 계열 분리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자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어느 때보다도 반가운 일이 될 수 있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전자 계열사 임원들이 대거 승진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적 평가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수장들도 내년 다시 한번 기회를 얻고 유임될 수 있다는데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