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곰표 맥주 인기에 발주 수량 6캔으로 제한수제맥주사, 생산시설 못따라가 공급 부족 현상주세법 개정으로 위탁생산 허용…업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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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표 맥주 혹시 있나요?”

    올해 최고 화제의 맥주는 ‘곰표 밀맥주’다. 편의점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곰표 밀맥주’를 찾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마저도 들어오자마자 팔리는 바람에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다. 한창 맥주를 찾는 여름 성수기도 훌쩍 지났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25일 CU에 따르면 곰표 밀맥주는 현재 발주 수량이 한 번에 6캔으로 제한되고 있다. 수요가 공급량을 넘어서면서 일주일 안팎으로 한 번씩 발주가 가능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노출된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공급부족 현상이 더 심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점포별로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U가 대한제분과 손잡고 지난 5월 단독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현재까지 150만 개가 팔렸다. CU에서 수제맥주를 출시한 지 3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실제로 올해(1~10월) CU의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546.0%나 뛰었다. 국산맥주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1.9%) 대비 5배나 늘어난 9.5%를 차지했다. CU가 현재 운영 중인 수제맥주 품목 수는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어난 30여종이다.

    흥행의 핵심 요인은 두 가지다. ‘곰표 밀가루가 만든 밀맥주’라는 이색적인 컨텐츠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4캔 1만원’이 소비자의 가격 저항을 없앴다. 이 맥주의 제조사는 소형 양조장인 세븐브로이로 주세법 개정 전이었다면 1캔당 5000~6000원이었을 이 맥주는 세금이 낮아져 수입맥주 프로모션 가격과 같은 값에 팔 수 있었다.

  • ▲ CU가 대한제분과 손잡고 지난 5월 단독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현재까지 150만 개가 팔렸다. CU에서 수제맥주를 출시한 지 3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 CU가 대한제분과 손잡고 지난 5월 단독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현재까지 150만 개가 팔렸다. CU에서 수제맥주를 출시한 지 3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하지만 올해 탄력이 붙은 수제맥주의 인기에도 제조사는 웃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생산시설이나 이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 되지 못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아직까지 전국 편의점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량이나 캔·병입 설비를 갖추지 못한 맥주 양조장이 대부분이다.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수제 맥주의 특성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매점 입점을 위해 최소 물량을 맞추려면 캔 혹은 병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데, 최소 5억원 이상의 투자비용이 발생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곰표’ 제조사인 세븐브로이도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세븐브로이는 현재 양평 공장 내 생산설비 대부분에서 ‘곰표’ 생산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양평 공장 생산량의 90%까지 가동하고 있다. 수량을 감당하려면 증설은 필수인데, 코로나로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는 내년부터 위탁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업계는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시설을 갖고 있지 않아도 편의점으로 유통할 수 있는 수제 맥주 종류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지난해 880억원대였던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올해 주세법 개정과 맞물려 큰 폭으로 성장, 올해 말엔 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