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률 50%↑… 조치 없인 '관리종목' 지정대출·리스이자 증가 시 완전자본잠식 우려도"회복 조짐인데"… 아시아나 속앓이
  • ▲ 인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연합뉴스
    ▲ 인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연합뉴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성사될까. 부채비율, 자본잠식률 등 각종 지표에 나타난 아시아나의 기초 체력은 그야말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아시아나측은 손사래를 치지만 자체 회생이 불가능해 매각 외 대안이 없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인수 선행조건인 한진칼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다. 법원은 사건에서 인수 정당성과 시급성을 주로 따져볼 전망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은 50.18%다. 별도재무제표상으로는 57%까지 치솟는다. 지난 11월 결정한 감자 조치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4분기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자본잠식률이 50%대를 유지할 경우 ‘관리종목지정’을 피할 수 없다.

    관리종목지정이 현실화될 경우 신용도 하락이 불가피하다. 신용도 하락 시엔 항공기 리스 이자, 대출금 부담이 더욱 증가하게 된다. 현재 아시아나의 신용등급은 ‘BBB-’로 투자적격 최하단에 위치한다. 현재 ‘하향검토 감시대상’에 올라 등급 강등 가능성도 큰 상태다.

    현 상황에서 각종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경우 급속도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리스기 반납과 면허 취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의 “이대로 내버려두면 공멸한다”는 발언에 대해서 아시아나는 말을 아꼈다. 다만 아시아나 측은 지금의 위기가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더욱 악화된 측면이 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을 지속 시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 결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두세분기 동안 소규모 흑자를 달성하였는데 글로벌 항공사 대부분이 수천억대 손실을 기록한 터에 수십억원대의 영업익을 낸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회사 인수를 추진 중인 한진그룹은 연말까지 아시아나에 약 6000억원의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본다. 산은으로부터 유증으로 지원받는 8000억원의 일부를 투입할 계획이다. 

    해당 자금은 아시아나의 부채비율 감소에 주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약 2300%다. 앞서 결정한 감자와 함께 자본 확충이 이뤄질 경우 아시아나의 부채 비율은 5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시아나의 현 재무 상태로는 ‘정크본드(고위험·고금리채권)’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면서 “리스 운용, 대출금리 등 항공사의 신용도 하락은 차후 경영 상황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이번 매각 불발 시 아시아나를 인수하려는 또 다른 원매자를 찾긴 힘들 것”이라며 “해외 자본가 등이 선제 투자 차원에서 인수를 타진할 수 있지만, 국내 정서상 항공사를 외국 자본에 매각하긴 힘들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 여부는 다음달 1일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 상황에 있는 KCGI 등 한진칼 주주연합이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결과가 나온 이후다.

    법원은 지난 25일 가처분 1차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산업은행 유증 납입일을 고려해) 다음 달 1일 내로 사건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