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DSR 규제 시행 코앞5대 은행 신규 개설 마이너스 통장 6681개규제 발표 전(1293개)보다 3.5배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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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너스 통장 한도까지 더해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가 임박하자 가(假)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마이너스 통장 수가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오는 30일부터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 포함)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한다고 예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1일(하루) 신규 개설 마이너스 통장 수는 지난 23일 6681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3일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 규제가 발표되기 직전인 12일 1931개의 3.5배에 이른다.

    23일 전후로도 20일 6324개, 24일 6324개,  25일 5869개, 26일 5629개 등 꾸준히 5000대 후반을 웃돌고 있다.

    30일 규제 시행 이후부터 개설한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가 모두 신용대출 총액에 합산되면서 규제에 앞서 미리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고 한도를 최대한 늘려놓으려는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 잔액도 금융당국 규제가 발표된 13일 이후 26일까지 14일간 2조1928억원(12일 129조553억원→26일 131조6981억원)이나 불었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에서 이뤄지는 대출은 한도의 30∼40%에 불과할 만큼 이용률이 저조했다. 4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소진율(마이너스 통장 대출 사용액/최대 한도 설정액) 통계를 보면 이달 26일 현재 32.6∼43.5%, 평균 38%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5대 은행 중 나머지 한 은행은 60%를 넘지만 이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은 경우를 소진율 통계에서 아예 제외한 결과라 묶어서 볼 수 없다"면서 "소진율 0% 대출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소진율은 업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개별 차주(돈 빌린 사람)의 마이너스 통장 소진율이 너무 낮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7월 말부터 약정금액이 2000만원을 넘는 신규 또는 기한연장 마이너스 통장에 대해 소진율에 따라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진율이 낮은 한도 대출에 대한 규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설정된 마이너스 통장 한도만큼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갱신 과정에서 고객과 협의해 한도를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