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사장단 '소폭' 변화 속 DS부문 돋보여이정배, 최시영 신임 사장 배출성과·미래비전 전반 반도체 '독보적'... 임원 승진자도 대거 나올 듯사업부장서 물러난 사장들도 새로운 보직 임명... 新-舊 세대 '시너지' 노려
  •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왼쪽),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오른쪽) ⓒ삼성전자
    ▲ 이정배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왼쪽),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오른쪽)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DS부문에서 2명의 신규 사장 승진자를 배출하며 삼성 반도체 사업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케 했다. 올해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사업 환경 속에도 반도체 비즈니스에서 꾸준히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더불어 삼성이 내년에도 메모리 사업에서의 꾸준한 성과와 동시에 파운드리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하는데 방점을 둘 것임을 예고하는 인사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일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 승진자 3명과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5명 규모의 소폭 변화를 발표했다. 이번에 새롭게 사장 자리에 오른 3인은 이재승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과 이정배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이다.

    이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부문이 석권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사장 승진자 3명 중 2명이 DS부문에서 나왔고 이후 이어지는 임원인사에서도 DS부문의 승진자 발탁이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장으로 승진하며 DS부문의 핵심인 메모리사업부를 이끌 총 책임자로는 이정배 D램 개발실장이 임명됐다. 이 신임 사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D램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품질보증실장 등을 거쳐 직전까지는 D램개발실장을 맡아온 D램 전문가다. 삼성이 D램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과정에 이 사장이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장은 이번 승진으로 D램 뿐만 아니라 메모리 사업 전반을 총괄하면서 낸드플래시와 솔루션 등 메모리 전제품에서 경쟁사와의 초격차 확대를 위해 주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삼성이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파운드리 사업은 최시영 DS부문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이 맡는다. 1964년생인 최 신임 사장은 오하이오(Ohio)주립대 전자재료공학 박사 출신으로 1995년 삼성에 입사해 공정개발팀장을 맡다가 이후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반도체 사업 핵심 보직을 두루 맡으며 특히 반도체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 성장을 이끌어온 공정·제조 전문가다.

    최 사장은 이번에 파운드리 사업을 총괄하게 되면서 공정개발 전문성과 반도체 전제품 제조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세계 1위' 달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실상 이번 인사를 통해 가장 많은 기대와 부담을 짊어지게 될 인물로 꼽히는 셈이기도 하다.

    기존에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맡았던 책임 사장들도 보직을 바꾸지만 삼성에 그대로 남아 반도체 사업에 함께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우선 오랜기간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아온 진교영 사장이 삼성전자 기술 개발의 핵심인 종합기술원장을 새롭게 맡게 되면서 그동안의 반도체 노하우를 계속해서 전달할 방침이다. 진 사장은 1962년생으로 아직 60세를 넘기지 않아 종합기술원장을 책임질 새로운 적임자로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신임 이 사장이 진 사장과 마찬가지로 D램 개발실장을 거쳐 메모리사업부장에 올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삼성의 메모리 기술 경쟁력이 D램 개발에서 특히 발현된다는 점에서 이제는 사장 승진자 전용 코스로 등극하는 모양새다.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은 DS부문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으며 삼성 반도체 기술개발 전체를 총괄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정 사장은 1960년생으로 이른바 삼성 임원인사의 '60세 룰'에 커트라인에 해당하지만 CTO로 보직을 옮겨 후배들과 함께 반도체 기술개발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이처럼 DS부문의 신(新)·구(舊) 사장단이 대부분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키면서 다시 한번 삼성 내에서의 반도체 파워를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그만큼 DS부문이 부응할만한 성과를 꾸준히 기록했다는 점도 인정할 부분이지만 가뜩이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시장에서 베테랑에 해당하는 인물들을 끝까지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낸 결과이기도 하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