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 매각 가시화'실적 견인' 건자재 중심 이익개선세 가속 전망프리미엄 제품 및 B2C시장 확대… 재무안정성도 도모
  • ▲ LG하우시스. ⓒLG하우시스
    ▲ LG하우시스. ⓒLG하우시스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사업부와 산업용 필름사업부 매각이 현실화되고 있다.

    아직 매각가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시점이지만, 생산성 향상 등 지난해부터 지속해 온 체질 개선의 노력에 더해 리스크 축소와 펀더멘털 개선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한 건자재 중심의 '토탈 인테리어 사업자'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최근 비핵심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전략적투자자(SI) 위주로 협의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매각 실무를 맡고 있다.

    매각 대상은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사업부와 산업용 필름사업부다. 당초 LG하우시스는 자동차소재사업부만 팔길 희망했으나, 장고 끝에 산업용 필름사업부도 매각 대상에 포함시켰다. 올 들어 잠재 원매자들과 접촉한 이후 패키지 매각이 보다 효과적인 전략이라 판단한 것이다.

    자동차소재사업부는 자동차용 원단, 경량화 부품, 친환경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한다. 산업용 필름사업부는 데코필름, 광고용 필름 등을 제작 중이다. 두 사업부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대형 가구 대리점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올해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매출액 2조2146억원, 영업이익 621억원, 순이익 601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7.01%)과 영업이익(-7.01%)은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58.7%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2.75%)와 비슷한 수준(2.80%)을 유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이다.

    주력 사업인 건축자재 부문이 전체 실적의 72.0%에 해당하는 1조595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다.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최대치인 96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908억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에 반해 자동차소재와 산업용 필름은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3분기 누적으로 3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자동차소재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12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마이너스(-) 88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지난해 -21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이후 현재까지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방 산업의 침체 탓에 고광택·데코 시트, 내장용 원단 등 주력 제품의 가격 하락이 수익성 저하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조공정 효율화를 통해 원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수요 감소로 인한 단가 하락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 미국 조지아주 소재 LG하우시스의 엔지니어드 스톤 공장 내 3호 생산라인. ⓒLG하우시스
    ▲ 미국 조지아주 소재 LG하우시스의 엔지니어드 스톤 공장 내 3호 생산라인. ⓒLG하우시스
    자동차소재와 산업용 필름의 이어지는 실적 부진은 LG하우시스의 신용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가장 리스크로 꼽힌다. 현재 LG하우시스의 신용등급은 'AA-(부정적)'이다. 등급이 한 노치(notch)만 하향 조정되면 'A'등급으로 떨어진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LG하우시스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았다. 자동차소재와 산업용 필름의 지속적인 실적 악화가 LG하우시스의 전체 수익성과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고 본 것이다. 건축자재로부터 파생되는 시너지마저 상당 부분 반감시킨다고도 평가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자동차소재 사업의 수익성이 당초 우려했던 수준까지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가시화 단계에 있는 자산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상당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3분기 차입금(-11.2%)을 비롯한 부채(-9.39%)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줄어들면서 차입금의존도(83.7%, -12.2%p) 및 부채비율(166%, -20.4%p)은 개선됐으나,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자산 감소(-11.4%)로 유동비율이 저하(106%, -15.1%p)된 가운데 단기차입금 비중(36.0%, 13.0%p)이 높아지면서 관련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전년대비 11.3% 감소하면서 리스크에 적기 대응 여력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매각 작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증권가에서도 매각이 사업구조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적자 사업부를 떼어내고, 주력 사업부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LG하우시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783억원으로, 지난해 687억원에 비해 13.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8.7% 개선된 10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자동차소재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실적 개선세가 보다 가팔라 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자동차소재 사업부를 매각하면 정상적인 건자재 이익만 실적에 반영되며 인테리어 B2C사업 확장까지 더해질 경우에는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최소 연간 영업이익 1200억원, 순이익 700억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하우시스는 친환경 프리미엄 인테리어 제품과 서비스를 사업을 차별화하고 B2C사업 확대를 위한 유통경쟁력 강화로 홈(Home) 등 공간 관련 고부가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에너지 효율화 등 정부 정책에 맞춰 PF단열재 4호 라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 3월 상업운전이 계획된 PF단열재의 경우 전체 생산규모(1~4호 라인)를 가정한 매출 규모는 연간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여도를 높여갈 전망이다.

    B2C시장 역시 LG전자 베스트샵 매장을 통한 Shop-in-Shop, 지인(Z:IN) 인테리어 대리점 추가 출점, 인테리어 온라인 플랫폼 오픈 등을 통해 B2C 유통 경로를 보다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