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지방은행까지 신용대출 중단 사태1월 1일부터 대출 재개 …신규 수요 몰리나 개인 차주별 DSR 확대 등 대출 어려워진다
  • 연말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꽉 막혔다. KB국민은행은 이달 31일까지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신한은행 역시 이달말까지 신용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금융당국의 연말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따라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옥죄기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대출이 필요한 금융소비자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새해로 쏠린다. 시중은행이 내년 1월 1일부터 대출 신청을 재개하기 때문이다. 당장 1월 신규 대출 수요가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 꽉 막힌 대출… 숨고르는 시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대출 규제는 '절벽'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기존 대출을 합쳐 1억원 이상의 가계 신용대출을 막았는데 추가 규제로 대출 한도를 2000만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은 23일부터 이달 말까지 영업점 일부 대출상품의 신규 접수를 중단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16일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하나은행 역시 하나원큐신용대출 신규 신청을 한시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이달 초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금리를 0.3% 높인데 이어 연말까지 신규신청을 받지 않는다. 

    지방은행도 마찬가지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직장인 가계신용대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중단했고 전북은행 역시 지난달 직장인 신용대출을 막았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을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신용대출 추가 규제와 리스크 관리 압박까지 가하고 있다. 좀처럼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는데다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주식 시장으로 흐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대출 중단에 따라 12월 가계신용대출 증가 속도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5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17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64억원을 기록해 11월말에 133조6925억원을 기록한 데 비하면 3239억원 늘었다. 지난 11월 증가폭이 4조8495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해면 증가폭은 주춤하고 있다. 
  • ▲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달말까지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뉴데일리
    ▲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달말까지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뉴데일리
    ◆ 차주별 DSR 확대 등 첩첩산중

    신규 대출 수요자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시점을 1월 1일로 잡고 있다. 해당일부터 은행의 신규 대출이 재개하는 데다, 은행들이 내년 새 목표를 위한 새 상품을 출시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돼 있다. 이번 대출 중단 사태가 은행들이 일찍히 올해 실적을 채운 영향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움직임이다. 

    은행들도 금융당국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중단했지만 올해 코로나19에, 저금리까지 악조건 속에서 박리다매식 대출 판매로 실적을 올린 점을 고려하면 대출 재개를 손꼽아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와 리스크 확대를 막기 위해 연말까지 대출을 중단했으나 코로나19 지원으로 이자까지 못받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내년 1분기 중으로 추가 규제를 예고한 점도 1월 대출에 가수요까지 몰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차주 단위로 전환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돈 빌리는 사람의 상환 능력을 따져본 뒤 대출을 실행해준다는 의미다. DSR은 대출 심사 과정서 차주의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뜻한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해 신용대출, 카드론까지 모든 금융권의 대출 원리금 부담이 반영된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진 가계부채 조이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가계대출 총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지 않는 한 대출 규제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저금리 탓에 부동산 값이 오른다는 인식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