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中 천진 MLCC 신공장 가동 본격내년 글로벌 2위 목표… 日 무라타 추격 고삐LG이노텍, 전장 육성 가속… 올해 '흑자전환' 전망도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전장사업이 올해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두 회사는 각각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두며 IT 중심의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전자업계에 전장 바람이 불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 中 전장용 MLCC 공장 가동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중국 천진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공장은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앞서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2018년 5733억원을 투자, 중국 천진에 MLCC 생산공장을 신축한다고 밝혔다. 다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 내 전장용 MLCC 사업의 성장성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부산에도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전장용 MLCC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 한 자릿수에 불과한 전장용 MLCC를 강화해 무라타와의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MLCC는 카메라모듈과 더불어 삼성전기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삼성전기는 IT용 MLCC 호황에 힘입어 지난 2018년 최고 실적을 구가했지만,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전장용 MLCC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다.

    자동차는 공간이 넓고 최근 전장화로 복잡해지면서 IT 제품 대비 MLCC 소요량과 적용 면적의 차이가 크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MLCC가 800~1200개인 반면 자동차는 6000~1만3000개가량이 쓰인다. 자율주행차나 전기자동차에는 최소 1만5000개에서 2만개 이상의 MLCC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차량용 MLCC는 IT용 대비 캐파 할당도 크다.

    모건스탠리 리서치 센터는 전장용 MLCC 시장이 2019년 99억7000만달러 수준에서 2025년 157억50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자용 MLCC 생산라인을 점검할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도 관심이 높다.

    삼성전기는 부산과 천진에서 전장용 MLCC를 본격 공급하면 오는 2022년 전장용 MLCC에서도 글로벌 2위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비(非) IT용 MLCC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오는 2024년 5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자동차 전장화에 따른 MLCC 추가 수요에 힘입어 90% 중반의 높은 가동률을 유지해 규모 경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 ▲ LG이노텍 본사. ⓒLG이노텍
    ▲ LG이노텍 본사. ⓒLG이노텍
    ◆LG이노텍, 전장사업 점진적 성과… '흑자전환' 기대

    LG이노텍은 경쟁력을 잃은 일반 조명사업을 접고 차량용 조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9년 LED 사업부를 축소하면서도 차량용 조명 사업에 대해서는 차량LS 사업담당을 따로 두기도 했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 2014년 자체 브랜드 '넥슬라이드'를 출시하며 차량용 조명 사업을 본격화했다. 넥슬라이드는 차량용 플렉서블 입체조명으로, 주간주행등과 후미등 같은 차량 외장 램프에 장착해 빛을 내는 광원으로 쓰인다.

    LG이노텍은 향후 고부가 제품인 차량용 조명 모듈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조명 외에도 모터센서, 차량용 통신모듈, 차량용 카메라모듈, 차량용 파워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의 최근 전장사업 성장도 돋보인다. 지난해 3분기 전장부품 매출은 328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9%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9.0%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산업이 위축된 가운데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에는 폴란드와 멕시코 현지 법인이 발행한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각각 110억원, 97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전장사업 육성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전장사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2019년 전장부품 사업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외형을 키워나가고 있다. 2017년 8%대에 불과했던 차량모터의 시장점유율도 10.5%로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의 올해 전장부품 사업 매출이 1조3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생산 공장 확장 과정에서 나온 수율 손실과 고정비 상승 등이 점차 해결되고, 저가 수주 물량이 많이 해소되면서 지난해 4분기 손익분기점(BEP) 근처까지 올라오고, 올해는 연간 흑자가 기대된다"며 "호황을 보이는 광학솔루션과 기판소재사업부 실적에 부실 투성이었던 LED가 정리되고, 전장부품이 턴어라운드하면서 올해 전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