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통해 ‘디지털 혁신, 넘버원 플랫폼 구축’ 한 목소리전문가 "앱 개방성 높여 '타은행 vs 자은행' 상품 경쟁시켜야""인구 고령화 속 ‘유언대용신탁’, 고객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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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은행 경영환경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은행이 코로나19 장기화와 초저금리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유언대용신탁과 같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디지털 플랫폼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저마다 올해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플랫폼 선도와 고객별 맞춤형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꼽았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과제로 디지털 플랫폼 진화를 강조했다. 스타뱅킹 앱은 ‘손안의 개인은행’으로, 간편뱅킹 앱 리브는 MZ(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 세대에 특화된 AI(인공지능)기반 금융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 밝혔다.

    저금리 장기화와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초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로 위기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디지털 전환의 성공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음을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데이터와 AI 역량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인재 영입의 문턱을 더 낮추겠다”며 “개인화된 상담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올해 은행의 비대면 핵심 채널인 ‘우리WON뱅킹’이 금융권 대표 App(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역량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은행들은 디지털 혁신과 어떤 위기에도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올해 공통과제로 내세웠다.

    이는 은행이 디지털 채널 경쟁에서 패배하면 금융상품의 단순 제조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이 마이데이터와 종합지급결제업 영위로 은행 판매채널을 위협하고 있고, 올해 오픈뱅킹의 범위가 증권, 카드, 저축은행, 상호금융으로 확대돼 경쟁이 본격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고객유인과 고객이탈 방지 차원에서 자사 플랫폼이나 앱의 고객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전문업체의 도움을 거쳐 빅테크 앱 수준의 편리함을 갖추고, 앱 내 개방성을 높여 타은행과 자은행 상품을 경쟁시키는 것, 방문판매 인력과 연계해 PB(프라이빗뱅커)와 기업금융 서비스를 앱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초저금리 시대 이자이익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새 수수료 수익원 발굴도 중요 과제다.

    금융당국의 비예금상품 판매규제 강화와 소비자보호법 도입으로 판매 비용이 증가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자 등장으로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정형화된 상품을 대중에게 판매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 연구위원은 “유언대용신탁의 경우 인구 고령화 속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라며 “유언대용신탁 활용에 대해 아직 국민들이 잘 모르는 상태이므로 방송 광고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면서 관련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언대용신탁이란 상속을 하는 사람이 예금·채권·부동산 등 자산을 금융회사에 맡기고 금융회사가 계약에 따라 상속 집행을 책임지는 서비스를 이른다. 그러나 유언대용신탁은 재신탁과 합동운용이 금지돼 있고, 신탁주식의 의결권제한(15%) 등 제도에 발이 묶여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그는 “개별고객의 세밀한 니즈까지 이해함으로써 맞춤형 토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빅테크 등과 경쟁에 맞서 국내은행이 가야할 길”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