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높았지만...'펜트업' 수요 선전삼성전자, 가전 호황 새 역사역대 3Q 사상 최대 실적 기록LG전자, 생활가전 최강자 굳히기연간 영업익 3조원 시대 확실시
  • ▲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생산라인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생산라인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에서도 다방면에서 신기록을 세우는 실적을 기록하며 한 해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역대 3분기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3조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로 사업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던 지난해 오히려 다방면에서 실적 신기록을 세우며 우수한 성과를 냈다.

    오는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두 회사는 역대 최대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 3분기 대비 감소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한 성적표를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에 62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액과 10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대, 영업이익은 35% 넘게 성장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pent up) 수요가 연말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는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실적 흐름을 나타낼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지는 못할 전망이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유례없는 신기록을 세우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몇 년 간은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실적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해왔던 탓에 반도체업황이 삼성전자 실적의 최대 변수가 된지 오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예상 외의 수요 반등이 이뤄지며 새로운 분야에서 신기록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집콕 수요'가 크게 늘어 가전사업이 초유의 호황을 누리면서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에 새 역사를 썼다. 삼성전자에서 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CE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2조 7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4분기에도 82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돼 연간 기준으로 가전에서만 3조 5000억 원이 넘는 이익을 남기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2년 간 가전 사업 영업이익이 2조 원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과는 눈 부시다.

    덕분에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역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신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됐다. 가전 호황과 함께 든든한 실적 버팀목인 반도체가 쌍끌이를 한 덕에 3분기에만 12조 3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 ▲ LG전자 오브제 컬렉션 제품 전시 모습 ⓒLG전자
    ▲ LG전자 오브제 컬렉션 제품 전시 모습 ⓒLG전자
    LG전자는 가전사업 비중이 큰 만큼 지난해 코로나19 효과를 톡톡히 누린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생활가전 사업만 놓고 보면 이미 세계 최대 가전회사인 미국의 월풀을 실적으로 넘어선지 오래지만 올해는 격차를 벌리고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글로벌 1위 가전사로 자리를 완전히 굳힐 수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 입어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4분기 영업이익이 4600억 원만 넘어서면 처음으로 영업이익 3조 원대에 올라설 수 있다.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2조 5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통상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실적 구조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LG전자 실적을 이끄는 생활가전 수요가 상반기에 주로 집중되면서 이른바 '상저하고' 실적 패턴을 나타냈던 과거와 달리 하반기까지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 수요가 이어져 상·하반기 전반에 걸쳐 고르게 우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삼성과 LG가 지난해 코로나19로 뜻 밖의 호실적을 거두면서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내년 실적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기본적으로 가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차량용 전장사업 등에서 추가적인 성장의 기회를 얻게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의 경우 지난 2017년 5월 파운드리팀이 시스템LSI에서 분리돼 파운드리사업부로 격상됐던 것처럼 이번에 전장사업팀의 수장이 교체되며 전장사업의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LG전자가 캐나다 전장업체 마그나와 전기차 부품 관련 합작사를 설립하며 지분 51%를 확보해 연결 실적 대상이 된다"면서 "기존 실적 전망치에서 변동사항은 없지만 전장(VS)부문에서 올해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