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년 정기예금금리 '0.38~0.76%'…평균금리 6만원정기예금 탈출 러시, 지난해 1~11월 8조1000억원 빠져
  • ▲ 5대 은행의 정기예금 1000만원 기준 1년만기 금리 비교ⓒ금감원 금융상품한눈에
    ▲ 5대 은행의 정기예금 1000만원 기준 1년만기 금리 비교ⓒ금감원 금융상품한눈에
    시중은행에 1000만원을 맡겨도 1년에 10만원은 커녕 3만원대 이자를 받는 시대가 됐다. 지난해 5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계속해서 낮추고 있다. 조건을 충족하면 금리 혜택을 얹어주는 고금리 상품들도 자취를 감추는 추세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 ‘금융상품한눈에’에서 은행권 1년 만기 일반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살펴본 결과 0.38%(세후)~1.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기본금리는 0.38%(세후)~0.76%에 불과했다. 1000만원을 1년간 은행에 묶어두면 이자소득세를 제외한(15.4%) 평균이자가 6만원대이고, 최저 3만8000원까지 떨어진 셈이다. 

    일부 은행들이 신용카드사, 통신사 등과 협업해 몇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금리를 얹어주는 고금리 상품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반짝하고 사라지는 중이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신한 11번가 정기예금의 판매를 중단한다. 신한은행이 11번가와 손잡고 지난해 6월 내놓은 상품으로 연 3.3%의 금리효과를 제공했으나 출시 8개월 만에 판매를 종료했다. 올해부터는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도 판매를 중단했다.

    쥐꼬리 이자에 은행 정기예금 고객의 탈출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708조7000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1000억원 감소했다. 전년 말(716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지난해 1월~11월까지 모두 8조1000억원 줄어든 셈이다.

    높은 금리를 찾아 상품에 가입하는 금리 노마드(Nomad·유목민)들은 시중은행보다 높은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으로 몰리고 있지만 저축은행 금리도 1%대로 속속 내려가면서 이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서 정기예금에 자금을 유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예금 탈출 러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빠져나간 자금은 주식시장 등 새 투자처를 찾기 위한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과 증권사 예탁금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