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워스, 제품 설명회서 LG 롤러블 TV 이미지 무단 사용브랜드 로고 교묘히 지우고 배경화면도 그대로 사용과거 전시회서도 모방 제품 다수 선보여... "이제는 선 넘었다"사상 첫 '온라인 CES' 이용, 실제 개발 여부 알 수 없는 제품 과시
  • ▲ CES 2021 스카이워스 OLED 설명회 영상. 왼쪽에서 두번째 롤러블 OLED에 쓰인 사진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이미지를 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카이워스 CES 영상
    ▲ CES 2021 스카이워스 OLED 설명회 영상. 왼쪽에서 두번째 롤러블 OLED에 쓰인 사진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이미지를 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카이워스 CES 영상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TV 제조사 스카이워스(Skyworth)가 LG전자의 롤러블 TV 사진을 도용한 정황이 나타나 폐막을 앞둔 CES 2021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LG전자와 함께 OLED TV를 주력으로 출시하고 있는 스카이워스는 앞서서도 LG 올레드 TV와 유사한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하며 대표적인 중국의 '카피캣(Copy cat)'이라는 오명이 붙은 곳이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TV 제조사 스카이워스는 CES 2021에 참여해 자사 OLED 제품을 소개하는 온라인 설명회 도중 '롤러블(Rollable) OLED'를 설명하며 LG전자가 앞서 출시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제품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워스는 LG전자 올레드R 제품 오른쪽 상단의 브랜드 로고만 없앤 상태로 사진을 그대로 사용했다. 심지어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올레드R 출시를 홍보하면서 화면에 띄웠던 붉은 바탕의 이미지도 그대로 담겨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스카이워스는 TCL에 이어 중국에서 점유율 2위 자리를 점하고 있는 대표적인 TV 제조사다. LG전자가 이끄는 OLED 진영에 일찌감치 함께 뛰어들어 다양한 OLED TV를 선보이며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번 CES 2021에서도 스카이워스는 OLED 제품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LG전자의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보이는 스카이워스 OLED 제품 라인업 영상에서도 롤러블 OLED 외에 화면이 폭포수처럼 내려오는 방식의 '워터폴(Waterfall) OLED'와 벽지처럼 벽에 밀착하는 디자인의 '월페이퍼(Wallpaper) OLED', '투명(Transparent) OLED'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세대 OLED TV 시장을 집중 겨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날 발표한 제품 상당수는 아직 개발 중이거나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수준에 그친다. 롤러블 TV도 현재까진 지난해 10월 제품을 출시한 LG전자 외에는 아직까지 상용화된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스카이워스가 LG전자의 롤러블 TV 이미지를 가져다 쓴데도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됐을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이번 CES가 기존과는 달리 온라인으로만 개최된다는 점에서 타사 제품 이미지를 교묘히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직까지 제품 완성 단계에 있지 않거나 이제 막 시제품 개발을 마친 곳들이 CES에서 우선적으로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무리하게 제품을 소개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 ▲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제품 이미지 ⓒLG전자
    ▲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제품 이미지 ⓒLG전자
    글로벌 TV시장에서 판매량으로나 기술력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해마다 CES와 같은 굵직한 글로벌 전시회에서 이 같은 이미지 도용에 앞서 이른바 카피캣으로 불리는 모방 제품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특히 스카이워스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국내기업들과 비슷한 디자인과 콘셉트의 가전과 TV 신제품을 선보이며 도발해왔다.

    LG전자는 이미 올레드TV를 선보인 초창기부터 중국 후발주자들의 모방을 흔히 겪었다. 4년 전 CES 2017에서만 해도 LG전자가 올레드TV의 초프리미엄 버전으로 내놓은 월페이퍼 형식의 'LG 시그니처 W'를 스카이워스가 그대로 재현한 제품으로 선보여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OLED 특성 상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을 반영해 신제품을 개발하면 중국에서 비슷한 디자인으로 제품을 내놓는 패턴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국내 브랜드를 따라하는 수준이었던 중국업체들이 이제는 개발 성공 여부 조차 알 수 없는 제품의 이미지를 도용하는데까지 이르렀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일부 중국업체들이 국제 전시회 등에서 국내 기업의 앞선 기술과 디자인을 종종 모방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경우는 선을 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한편으론 이미지 도용이라는 리스크를 감내하고서라도 롤러블 TV의 혁신성을 확보하고 싶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이번에 이미지가 무단 도용된 LG전자는 해당 건에 대해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글로벌 제조사 가운데 롤러블 올레드TV를 상용화한 것은 LG전자가 유일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