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지원 전제 조건 제시"연쇄 부도 위기 쌍용차, 산은 조건 거부 쉽지 않을 듯"구조조정 변수될 수도… 업계, 상황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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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이 경영 위기를 겪는 쌍용차 노조에 조건부 지원 조건을 제시하면서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요구한 흑자 전 쟁의 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등의 지원 전제 조건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쌍용차 지원과 관련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체의 쟁의 행위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해주길 바란다"며 "단체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서 계약해달라"고 제시한 바 있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로 2009년에 이어 작년 12월21일 또다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이 쌍용차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2월28일까지 보류된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일부 대기업 부품 협력사가 납품을 거부해 공장 가동이 한동안 중단되는 등 부품 협력사의 연쇄 부도 위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쌍용차가 벼랑 끝 위기에 놓인 만큼, 노조가 산은의 조건을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쌍용차 노조가 사측에 적극 협력해 온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쌍용차 복수노조 중 조합원 다수가 가입한 기업노조는 "총고용(전원 고용)이 보장된 회생절차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향후 지분 매각 과정에서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산은의 조건을 무턱대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쌍용차의 재무 상태 등을 고려하면 투자 논의 등에 따라 추가적인 감원 등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노조가 협조적이지만 나중에 노조의 태도가 돌변할 수 있으니 산은도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