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3분기말 기준 RBC비율 200% 이하 보험사 '9곳'2023년 IFRS17 및 K-ICS 도입 대비해 재무건전성 개선 시급DB생명·IBK연금보험, 연말 유증 통해 급한데로 자본확충 완료롯데손보·MG손보·흥국화재·NH농협손보, 자본확충 계획 검토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일부 보험사들이 2023년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과 K-ICS(신지급여력제도) 시행을 앞두고도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자본확충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감원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3분기말 기준 RBC(지급여력) 비율이 200% 이하인 보험사 9곳의 자본확충 계획을 집계한 결과, ▲2곳은 유상증자 실시 ▲4곳은 자본확충 검토 ▲3곳은 아직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급한불을 끄기 위해 서둘러 자본확충에 나선 곳은 2곳이다.

    생보사들 가운데 RBC비율이 가장 낮았던 DB생명(162.5%)은 지난해 12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DB손해보험으로부터 수혈을 받으면서 일단 꼴찌 탈출을 시도했다. DB생명 관계자는 “자본확충이 이뤄졌기 때문에 결산 실적이 집계되면 RBC비율이 200% 이상으로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IBK연금보험(171.8%)도 기업은행의 도움으로 지난해 12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흥국화재, NH농협손보 등 4곳은 자본확충 계획을 검토 중이다.

    손보사 중에서 가장 RBC비율이 낮은 롯데손보(169.4%)는 2019년 37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200%에 육박할 정도로 수치가 개선됐지만, 1년여만에 보험급지급여력이 악화된 상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아직 자본확충 계획이 확정된 것은 없지만, RBC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MG손보(172.8%)는 지난해 유상증자 1000억원과 후순위채 980억원 등 총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RBC 비율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MG손보 관계자는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자본확충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화재(177.5%)는 올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자본확충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금리나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손보(198.3%)는 결산 실적을 마감한 이후 내부검토를 거쳐 자본확충 방안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준비를 하고 있으며, 실적 등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직까지 자본확충 계획이 없는 곳도 3곳이나 된다.

    흥국생명(188.2%)은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 및 효율성 제고 등의 자구 노력으로 자본확충을 대신한다는 계획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예전에는 방카슈랑스,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았는데, 3~4년전부터 보장성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며 “아직 자본확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KB손보(188.6%)도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해왔기 때문에 아직까지 특별한 자본확충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재보험사인 뮌헨리(183.8%)는 2019년에 농작물보험 손실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RBC비율이 낮아졌다. 뮌헨리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현행 RBC로는 자본확충 계획이 없다”며 “다만, K-ICS는 버전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비교적 RBC비율이 낮은 푸본현대생명(210.8%)은 올해 연말까지 6000억원대 자본확충에 나선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4580억원 유상증자는 청약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7월 완료하고,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은 연말까지 시장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RBC(지급여력비율)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며,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감원에서는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100% 이하로 떨어질 경우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 요구나 명령 등의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