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제출된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서’ 단독 입수최소 80~100명 추가 구조조정 내용 담겨노조, “회생만 기다리는 직원들 두 번 죽이는 처사”
  • 이스타항공이 지난 1월 14일 법원에 제출한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서'ⓒ강민경
    ▲ 이스타항공이 지난 1월 14일 법원에 제출한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서'ⓒ강민경
    법원이 최근 이스타항공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대규모 추가 구조조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노사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605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강행해 대규모 실직 사태를 초래한 이스타항공이 또다시 추가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면서 노사 간 갈등은 더 커질 전망이다. 

    8일 본보가 입수한 총 130쪽 분량의 ‘이스타항공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서’에는 이스타항공이 향후 운항 재개 시 필요한 최소 인원인 470명 수준으로 인력을 감축해 연간 약 545억 원의 인건비를 절감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에 550여 명의 직원들이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하면 회생이 되더라도 80~1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추가로 구조조정될 것이란 얘기로 결국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명령을 받아내기 위한 자구안으로 경영 개선이 아닌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 것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 7일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당시 항공업계의 첫 대규모 구조조정이자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의 해고 사태였다. 사측은 당초 700여 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8월 말부터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98명이 사직하면서 605명이 최종 정리해고됐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관계자는 “사측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이후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추후 복직 대상 우선 순위가 된다’면서 추가로 희망퇴직을 종용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며 “경영진은 더이상 경영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지금까지 회사를 지켜 온 임직원들과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1월 27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을 업무상 배임 교사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추가 고발했다. 현재 이 의원은 이와 별도로 조세 포탈과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고발돼 검찰 조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581억 원으로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도 1년 넘게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