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부터 기부 꿈꿔지난 10월부터 기빙플레지 참여 방법 모색12월 추천서→자산형성과정 체크→심층 인터뷰→레퍼런스 체크 등 과정 거쳐
  • 김봉진·설보미 부부 ⓒ우아한형제들
    ▲ 김봉진·설보미 부부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최소 5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더 기빙플레지'에 선언하면서 그 과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의장은 수개월에 걸친 가입 절차 끝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서 219번째로 기빙플레지 기부자가 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25번째, 아시아에서는 7번째 기빙플레지 서약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김 의장은 창업 초기부터 워런 버핏의 기부에 감명해 만약 성공하게 되면 기부를 꿈꿔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빙플레지 선언 역시 워런 버핏에 감명해 이어진 것.

    기빙플레지는 워런 버핏과 빌 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2010년 공동창립했다. 이 재단은 부호들의 기부 참여를 독려한다. 나이와 성별, 인종을 가리지 않고 어느 누구든 공식석상에서 자신이 가진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발표로 기빙플레지의 회원이 될 수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재산 기부에 대한 뜻을 굳히고 기빙플레지 참여 방법을 타진했다.

    다만 국내에선 기빙플레지를 선언한 서약자가 없어 참여하기 조차도 어려웠다고 한다. 김 의장 측은 2017년 이후 약 70억원을 후원했던 국내 대표 기부단체인 사랑의열매에 도움을 요청했다.

    사랑의열매는 글로벌 기부 연합체라고 할 수 있는 세계공동모금회(UWW·United Way Worldwide)를 연결해줬다. UWW엔 빌 게이츠와 막역한 사이인 브라이언 갤러거가 회장을 맡고 있다.

    갤러거 회장은 김 의장과 화상으로 의견을 나눈 뒤, 지난해 12월 김 의장 추천서를 기빙플레지 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더기빙플레지’ 기부 서약서 ⓒ우아한형제들
    ▲ ‘더기빙플레지’ 기부 서약서 ⓒ우아한형제들
    재단과 연락이 닿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기빙플레지 서약 가입 절차가 남았기 때문이다.

    기부 서약 신청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실사, 기부 의지의 진정성에 대한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등 까다로운 자격 심사를 거친 뒤 서약자의 이름, 사진, 선언문을 기빙플레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김 의장의 레퍼런스 체크는 알토스벤처스의 한 킴 대표와 골드만삭스PIA 한국 부문 이재현 대표가 맡았다.

    김 의장은 수 개월에 걸친 가입절차 끝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서 219번째 기부자가 됐다.

    김 의장은 기부 서약서를 통해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