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신차 공세'혼다, SUV '뉴 CR-V 하이브리드' 이례적 할인미니밴 '시에나 하이브리드' 띄우는 토요타렉서스도 최상위 세단 '뉴 LS' 등 투입
  • ▲ ‘뉴 CR-V 하이브리드’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
    ▲ ‘뉴 CR-V 하이브리드’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
    불매운동이 지속하면서 오랜 기간 부진을 겪어왔던 일본 자동차 업체가 다시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가장 잘하는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오랜만에 ‘신차 공세’를 펼친다.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2년이 다 돼가는 불매운동 등의 충격으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지난달 말 국내 시장에 ‘뉴 CR-V 하이브리드’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토요타가 장악한 시장에서 정면 대결을 예고한 셈이다.

    판매 회복의 첨병으로 나선 것은 뉴 CR-V다. 혼다의 첫 번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뉴 CR-V는 높은 연료 효율과 넉넉한 공간, 특유의 조용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형 세단 어코드는 회사의 간판이다. 출시 당시 이지홍 대표이사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오는 2024년까지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80.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계획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차 투입에 맞춰 공식 딜러사는 100만원을 할인하는 등 공격적인 판촉 활동에 나섰다. 그동안의 ‘콧대’를 낮추고 신차를 대상으로 할인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혼다가 할인에다 하이브리드로의 전환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국내서 3056대를 팔았는데, 2019년(8760대) 대비 65.1% 급감했다. 이 밖에 온실가스 관리 등 환경 규제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토요타의 경우 오는 4월에 국내에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기로 했다. 미니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을 처음 들여온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2.5L 휘발유 엔진에 전기 모터를 결합했다. 무단변속기와 맞물려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름값 부담이 큰 휘발유 엔진, 상대적으로 진동과 소음이 많은 경유 엔진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포석이다.

    토요타는 이와 함께 부분 변경을 거친 중형 세단 캠리 등을 투입한다. 한 딜러는 “시에나 하이브리드 출시는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며 “미니밴 절대 강자인 기아 카니발의 빈틈을 파고드는 묘수를 둔 만큼 소비자 관심이 매우 높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는 최상위 세단인 ‘뉴 LS’를 다음 달 16일 내놓는다. 지붕을 여닫는 ‘LC 컨버터블’ 등도 투입을 준비 중이다.

    얼굴을 손본 뉴 LS는 속도나 길 안내 등을 앞 유리창에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24인치로 키우고 안전·편의 사양으로 무장했다. 여기에 네 바퀴 굴림 방식과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편안한 주행을 위한 기술을 접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기에 빠진 일본 업체가 강점을 지닌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새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미래 차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본 업체는 지난해 국내서 총 2만564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7.5%로 주저앉았다. 점유율이 15.0%에 달했던 2019년(3만6661대)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닛산의 경우 불매운동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해 말 16년 만에 국내에서 철수했다.
  • ▲ ‘시에나 하이브리드’ ⓒ토요타
    ▲ ‘시에나 하이브리드’ ⓒ토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