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사외이사 2명 교체…노조추천이사제 도입 가능성↑윤종원 행장, 노조추천 후보 중 1명 내달 금융위 제청연봉 3000만원 수준…금융권 사외이사 평균 한참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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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행 노조가 추천한 인사가 차기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최종 임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은행 노조추천 사외이사가 1명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실현될 경우 금융권 첫 사례가 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해 온 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사외이사 후보로 하승수 변호사를 포함한 3명의 명단을 사측에 전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 노조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시민단체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추천받은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통해 하 변호사 등 총 3명의 후보를 사측에 전달했다”며 “기업은행 사외이사 공석이 두자리이긴 하지만 후보 중 1명이 선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사외이사 총 4명 중 2명의 임기가 지난 12일, 내달 25일 차례로 끝나면서 후임 선임 과정을 진행 중이다.

    노조가 추천한 하승수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로 일하다가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또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비롯해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시민사회에 이름을 알려왔다.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 2004년에는 노조와 소액주주 추천을 통해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3년간 일한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KB금융지주 KB노동조합협의회가 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하기도 했다. 당시 의결권자문사와 이사회 등의 반대로 사외이사 선임이 좌초됐었다.

    하 변호사는 최근 들어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을 주장하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와 예산낭비를 고발하는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하 변호사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활동을 비롯해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경영진의 직무집행 감시와 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은행 노조의 적극적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노력에 힘입어 사외이사가 실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지난해 초 취임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이인영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하기로 노조와 약속한 점을 고려하면 은행권 최초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노조가 추천한 인물 중 1명과 그 외 후보 1명을 각각 사외이사 최종 후보로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기업은행장이 제청하고 금융위원회가 임명한다. 연봉은 3000만원 수준으로 금융권 사외이사 평균 연봉(2019년 기준 5260만원)보다 낮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원 행장이 내달 사외이사 교체에 맞춰 복수의 후보를 금융위에 제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노조추천사외이사 선례가 생기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