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여파·세계 이상 기후 여파로 계란, 곡물 가격 급등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맥도날드 가격 동참고추장, 양념장, 두부도 인상돼… 식탁 물가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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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 사는 주부 A(34)씨는 요즘 장보기가 두렵다. 일주일 동안 먹을 식료품만 사도 10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A씨는 "요즘 안 오른 게 없는 것 같다"며 "각종 원가 상승 부담을 내세워 계속 오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연초부터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품목은 빵부터 고추장, 즉석빱까지 전방위적이다. 계란, 채소 등은 물론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어 조리와 포장 단계를 거친 가공식품의 가격이 도미노로 오르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3월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마요네즈 가격을 인상한다. 200g은 3000원에서 3300원, 500g은 5000원에서 5500원으로 각각 10% 오른다. 미니)50g) 가격도 850원에서 950원으로 11% 인상한다.

    편의점에서 시작된 가격 마요네즈 인상은 조만간 대형마트로 이어질 예정으로 보인다. 다만 품목과 인상 시기는 논의 중으로 알려진다. 대형마트의 경우 대량으로 물건을 매입해 재고 소진 시기를 가져야 하고 판매되는 품목 역시 편의점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마요네즈의 주재료인 계란과 대두유 등의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르면서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기상이변에 코로나19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에는 조류AI 확산으로 계란 수급까지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자 내놓은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특란 30구 한 판 가격은 7676원으로 8000원에 육박한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지난 17일 거래된 대두 가격은 t당 508달러로 1년 전보다 55% 올랐다. 밀은 t당 237달러로 13%, 옥수수는 t당 218달러로 44% 인상됐다.

    원재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생산되는 빵, 햄버거 등  이미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맥도날드는 이날부터 버거류 11종을 포함해 총 30종의 가격을 100~300원 수준으로 올린다. 롯데리아는 이미 이달 초 25개 제품의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19일부터 전체 660개 품목 중 14.4%에 해당하는 95개 품목의 가격을 올렸고. 뚜레쥬르도 지난달 빵 90여종의 가격을 평균 9% 인상했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후변화와 코로나19으로 인한 식량 공급 차질로 밀 등 빵 주재료의 국제 시세가 뛰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AI 확산으로 빵에 많이 들어가는 계란 가격이 치솟아 가격 인상 압박이 크다"고 전했다.

    이들뿐 아니라 식품업계에서는 이미 가격 인상이나 인상 예고가 잇따르고 있다. 요리에 꼭 필요한 고추장과 양념장 등 장류 제품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백설' 브랜드 양념장 4종을 평균 6% 인상했다. 해당 제품군은 소불고기 양념장, 소갈비 양념장, 돼지불고기 양념장, 돼지갈비 양념장이다. 대상 다음 달 1일부터 '청정원' 브랜드 고추장 제품군을 평균 7% 올린다.

    즉석밥과 밥상에 자주 올라가는 제품의 가격도 뛰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말부터 햇반을 100원 올린 17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오뚜기도 지난달 오뚜기밥 가격을 약 7% 올렸다. 동원F&B는 센쿡 7종의 가격을 지난달 1350원에서 1500원으로 11% 인상했다.

    풀무원은 지난달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4%, 샘표식품은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제품 4종 가격을 지난 18일 평균 42% 인상했다. 동원F&B는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가격을 각각 13%, 16% 올렸다.

    당분간 가격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함께 원자재값 상승 등 여파가 업계에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1위 업체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후발 업체 가격도 따라 오를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