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1년간 동학개미 거래수익 13조, 거래비용 13조7000억원잦은 매매원인 "과잉 확신·고수익 추구 투자 성향·온라인 중심 거래환경"자본硏 "과잉거래 후유증 우려…개인은 간접투자수단·전문적 자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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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급락장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이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주식 거래로 발생한 이익보다 비용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스로 투자 능력이 뛰어나다는 과잉 확신과 극단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 성향이 과잉거래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26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간(지난해 2월~올해 1월)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이익은 약 1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보통주 중 분석의 정확성이 확보된 1807개 주식을 대상으로 거래이익을 계산한 결과다. 전체 개인 투자자가 작년 1월 말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가치상승에 따른 이익(약 70조원)은 제외하고 그 이후 거래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보한 이익만 고려했다.

    같은 기간 거래세(약 9조8000억원), 위탁매매수수료(약 3조9000억원) 등 거래비용은 총 13조7000억원이다. 거래이익보다 7000억원 가량 많은 규모다.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종목 선정과 거래시점 선택도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중평균한 지수의 수익률을 따르는 가상의 종목을 기준으로 개인 투자자의 일 매매대금을 적용할 경우, 거래이익은 18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실제 실현된 거래이익 13조원보다 5조1000억원 크다. 

    과잉거래 원인으로는 스스로 능력이 뛰어나다는 믿음, 자신이 가진 정보가 더 정확하다는 과잉 확신이 꼽힌다. 과잉 확신 경향을 가진 투자자들의 경우 거래빈도가 높고 과거의 수익률이나 거래량을 추종하는 거래행태를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투자 성과는 저조하다는 설명이다. 

    주식투자가 대박 또는 도박의 기회라는 인식도 과잉거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인식을 가진 투자자는 변동성이 크고 수익률 특성이 도박과 유사한 주식을 선호하며,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할 확률을 과대평가 한다. 극단적인 수익률이 주는 자극과 흥분을 추구하기 때문에 거래대상의 교체가 잦고 거래빈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변동성의 증가와 주가의 급격한 반등은 과잉확신 경향을 강화 시키고 극단적인 수익률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조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거래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는 투자자가 충분한 투자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착각, 온라인 거래의 편의성은 일련의 투자과정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의 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은 각각 4387조원과 4323조원에 이른다. 지난 2016~2019년 평균에 비해 2.9배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5배 규모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면서 성장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지만, 코로나19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과잉거래의 후유증을 우려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행태적 편의와 역량의 부족에 노출된 주식시장의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공모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수단과 전문적인 자문"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