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픈, 가전 구매자 '인산인해'더현대 입점 매장 중 '최대 매출' 순위 꼽히는 LG-삼성"백화점 오픈 매장이 가장 싸다" 입소문 타며 대기 행렬코로나19 이후 폭발 가전 수요... 명품 브랜드 빈자리 꿰차
  • ▲ '더현대 서울' LG전자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는 소비자들. ⓒ이성진 기자
    ▲ '더현대 서울' LG전자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는 소비자들. ⓒ이성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달 26일 정식 오픈한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 '더현대 서울'에서 매출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기존 백화점 대비 최대 2배 규모로 신설한 가전 매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동시에 오픈 기념 파격 프로모션 등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가전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고가 명품 브랜드가 입점되지 않은 신생 백화점에서 삼성과 LG 가전이 최고 매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하 더현대)'이 코로나19 가운데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5층 '리빙 앤 키즈'에 자리잡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매장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매출 1,2위를 다투고 있다.

    삼성과 LG 각 매장은 공식적으로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더현대에 입점한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톱2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 매장의 경우 프리오픈 첫 날인 지난달 24일 전체 브랜드 중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더현대가 올린 매출은 20억 원을 넘어서는데 그 중 LG전자 매출만 6억~7억 원 가량으로 최대치였다고 알려졌다.

    정식 오픈 이후에도 가전매장의 인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 이은 3·1절 연휴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매장 입장을 위해서 길게는 두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매장 내 수용 인원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과 LG는 이번에 문을 연 더현대가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이 될 것이라는 점과 지난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오픈 이후 10년 만에 서울 지역에 들어서는 백화점이라는 점을 감안해 기존 백화점 가전매장보다 훨씬 큰 규모로 입점을 계획했다.

    삼성과 LG는 더현대 5층에 나란히 200평 규모로 입점했다. LG전자 매장은 국내 백화점 내에 두고 있는 베스트샵 중 최대 규모로 입점했고 삼성전자는 440평에 달하는 경기도 광교 갤러리아점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의 매장을 더현대에 꾸렸다.

    백화점 매장이라는 특성과 더현대가 서울 최대 백화점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삼성과 LG 매장은 모두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나선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맞춤형 가전 브랜드인 삼성의 '비스포크'와 LG의 '오브제컬렉션'이 더현대 매장의 주력 상품이다. 이와 함께 각 사의 초프리미엄 라인 가전과 TV, 빌트인 가전 브랜드 등을 두루 볼 수 있어 프리미엄 매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 ▲ '더현대 서울' 삼성전자 매장 입구에 전시된 마이크로LED TV. ⓒ이성진 기자
    ▲ '더현대 서울' 삼성전자 매장 입구에 전시된 마이크로LED TV. ⓒ이성진 기자
    이번 더현대 매장 오픈과 함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기몰이를 하는 주된 이유로는 강력한 오픈 기념 프로모션이 진행된다는 점이 꼽힌다. 통상 백화점을 비롯해 오프라인 가전 매장들은 오픈 기념 세일이나 프로모션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더현대 매장 오픈으로 기존 가격에서 많게는 40~50%까지 할인을 받아 프리미엄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정보는 특히 혼수 가전을 준비하는 신혼부부들이나 이사를 준비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더 널리 알려졌다. 다수의 결혼준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몇 건씩 더현대에 입점한 삼성, LG 가전 매장 구매 후기를 공유하며 매장 구성 뿐만 아니라 구매 가격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내는 글이 올라왔다. 신혼부부들의 수요가 높은 맞춤형 가전 제품들 중심으로 매장이 꾸려져있어 쇼핑이 훨씬 수월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백화점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주요 명품 브랜드가 아직 입점하기 전이라는 점도 삼성과 LG가 더현대 매출 1, 2위를 다투게 된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백화점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이른바 '에·루·샤'가 더현대에 입점해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제품 단가가 높은 가전 매장이 전체 매장 중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더현대 프리오픈일 당시 입점된 명품 브랜드들 중 순위권에 오른 곳은 '불가리' , '파네라이', 몽클레르 등이 있었지만 1위인 LG전자 베스트샵과 상당한 수준으로 매출 규모 차이가 났던 것으로 알려진다.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가전 매출 전반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 매출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가전사업에서 새 기록을 쓰고 있고 특히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띄는 수준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삼성과 LG는 보다 프리미엄 제품 니즈가 큰 백화점 가전매장에 힘을 줄 계획이다. 이번에 오픈한 더현대 매장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백화점 매출이 의류와 명품 중심으로 발생됐지만 최근 가전 등 리빙제품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라며 "기존 백화점 입점 매장 대비 규모를 2배 이상 키웠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