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 집값 안정화 '아직', 정부 정책 불신 영향'전월세 금지법',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단지 인기높아진 청약 문턱 고려해 입주 계획 세워야
  • '자양 하늘채 베르' 투시도. ⓒ코오롱 글로벌
    ▲ '자양 하늘채 베르' 투시도. ⓒ코오롱 글로벌
    봄철 분양 성수기가 본격화하면서 수도권 청약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주택공급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실제 분양까지 수년이 걸리는데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월세 금지법' 및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아파트의 경우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상반기 청약시장에서 수도권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 전국에서 11만2260가구(3월 5만4756가구, 4월 3만7496가구, 5월 2만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이달 가장 많은 물량이 나올 예정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비롯 정부의 부동산대책 등 영향에 따라 분양일정이 연기된 물량이 풀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대규모 주택공급대책 발표에도 여전히 높은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정부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탓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서울에서 첫 분양을 시작한 광진구 ‘자양 하늘채 베르’는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367대 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가구 모집에 9919명이 몰린 셈이다. 전용면적 46㎡A(13가구)와 46㎡B(14가구)에 각각 5274명, 4645명이 신청해 경쟁률은 405대 1, 331대 1로 집계됐다.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1지구 1블록에 조성되는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역시 1순위 491가구 모집에 7만3769명이 몰려 평균 1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된 특별공급에도 289가구 모집에 2만1018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아파트의 경우 전월세 금지법 적용을 피할 수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의 더 큰 관심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된 전월세금지법은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아파트에 최대 5년의 실거주 의무 거주 기간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서울 18개구와 경기 과천, 광명, 하남 등 3개시 일부 지역이 적용 대상이다.

    의무 거주 기간에 따라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예비 입주자들의 큰 호응이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달 분양 예정인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를 비롯 5월 분양을 앞둔 동작구 '상도동 푸르지오', 강동구 '고덕강일 10블록 e편한세상' 역시 각종 부동산규제에도 시세차익 기대감에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인천 지역도 가파른 집값 상승세에 따라 청약시장 열기가 뜨겁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3월 1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0.39%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인천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0.41%로 전주(0.39%)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연초 분양을 시작한 경기 성남시 '판교밸리자이'와 인천 연수구 '한화포레나인천연수'는 각각 64대 1 ,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경기 지역에서는 수원시 장안구 장안1구역을 재개발하는 '북수원자이 렉스비아'와 용인시 처인구 용인8구역을 재개발하는 '용인 드마크 데시앙' 등이 이달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 지역에서는 이달 미추홀구 '시티오씨엘 3단지', 서구 '검단신도시우미린'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다 집값 안정화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올 상반기까지 수도권 청약시장의 활황이 예상된다"며 "다만 실거주의무 강화 등 변화된 요건에 따라 청약 문턱이 높아진 점 등을 고려해 입주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