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간편식 등 수요 꾸준히 상승세장사는 잘 했지만… 곡물 가격 상승과 기저효과작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라면업체들, 실적 감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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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식품업계가 1분기를 마무리하고 2분기에 들어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가정간편식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관련업체들의 실적 상승세가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 사태 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라면업체들의 경우 올 1분기 기대했던 성적표를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동원F&B·풀무원 등 식품업계가 올해 1분기(1~3월)에도 코로나19 수혜를 입고 높은 실적을 낼 전망이다. 곡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순이익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올해 실적 상승을 위한 발판으로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매출액 6조1680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3246억원, 순이익은 1519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8%, 17.6% 늘어난 수치지만, 순이익은 66.4%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쌀 등 곡물 가격이 오른데다 전년 동기 가양동 부지 매각 관련 처분 이익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원F&B 역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주요 제품인 참치캔 수요가 늘면서 전반적으로는 올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 이경신 연구원은 동원F&B에 대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081억원(전년비 +3.1%), 영업이익 388억원(전년비 +6.3%)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동원홈푸드의 단체급식, 식자재 등 일부 사업부문의 부정적 영향에도 식품부문 주요 제품의 견조한 흐름에 따라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영업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후 세계적으로 건강 관심이 늘면서 저렴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참치캔 수요가 늘고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를 통해 온라인 조직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식품전문 쇼핑몰인 동원몰과 온라인 장보기 마켓인 더반찬&, 국내 최대 축산 온라인몰인 금천미트 등을 강화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풀무원 1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액 5923억원, 영업이익 126억원, 순이익 94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비 5.3%, 영업이익은 무려 177.5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은 64.4% 증가가 예상된다. 

    풀무원은 지난해 335억원 매출을 기록한 '노엣지피자'로 국내 냉동피자 시장 터닝 포인트를 이뤘다. 예상을 뛰어 넘는 판매 호조에 지난해 목표 매출액을 1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조정했고, 최종 335억원으로 10% 이상 초과 달성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했던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의 경우 올 1분기 실적 상승폭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에 영화 '기생충' 효과 등이 겹치면서 내수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급격한 실적 상승을 이뤄냈지만, 국내 라면업체들의 실적 모멘텀 부재는 여러차례 지적돼왔다.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이들 업체의 1분기 실적은 소폭 하락을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농심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지난해 동기 대비 22.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대신증권도 같은 기간 농심의 영업이익이 26%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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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뚜기는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6537억원, 영업이익 554억원, 순이익 4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3% 증가,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3.2%, 18.8% 감소가 예상된다. 영업익 하락의 주요 원인은 기저효과와 곡물가격 상승 등으로 분석되긴 하지만 오뚜기는 '일감 몰아주기', '중국산 미역' 등 여러차례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 만큼 2분기 이미지 개선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다.

    삼양식품 역시 지난해 1분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둬들였던 만큼 올해 1분기 기저효과로 인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불닭' 시리즈 이후 이렇다할 성장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꾸준히 지적돼왔다.

    국내 식품업계 사이에서 1분기에는 희비가 조금 갈릴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남은 올해 전반적으로 희망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모양새다. 국내외 백신접종이 시작된데다 위축됐던 마케팅도 살아나면서 2분기부터는 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1분기 식품업체들은 대부분 나쁘지 않은 실적을 받아들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2분기부터는 정말 어느 업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잘 적응했느냐의 성과가 나타나는 시기로 생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