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서울, 판매시설 줄었지만 오픈 일주일 만에 매출 400억백화점 공식 깬 백화점, 매장 수 줄이니 사상 최대 매출 기록6·8월 신규점포 출점 앞둔 롯데·신세계百… 체험형 콘텐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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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권창회 기자
    “‘더 현대 서울’이 잘 되는 바람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죠.”(A 백화점 관계자)

    지금 서울에서 가장 ‘힙한’ 곳을 꼽으라면 ‘더현대 서울’을 꼽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방문객 수와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하루 평균 20만명 방문, 매출은 개장 일주일 만에 400억원 안팎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무색할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지는 것은 왜일까. 현대백화점측은 업계 예상보다 성공적으로 첫걸음을 뗄 수 있었던 이유로 ‘공간의 힘’을 꼽았다.

    ‘더 현대 서울’은 전체 영업 면적(8만9100㎡) 가운데 49%(4만3573㎡)를 실내 조경이나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1층엔 12m 높이의 인공폭포가 조성됐고, 5층에는 30여 그루 나무와 꽃으로 실내 공원을 꾸며 놨다. 유리 천장을 통해 실내에서도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다.

    매장 수를 줄인 만큼 초반에는 매출 기여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오히려 오픈 첫날부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고객 경험을 늘리는 게 매출로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적인 출발이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에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사이언스콤플렉스 조감도.ⓒ신세계그룹
    ▲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사이언스콤플렉스 조감도.ⓒ신세계그룹
    더현대 서울의 초반 흥행을 눈여겨보는 경쟁사들의 부담감도 더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역시 하반기 ‘초대형 백화점’을 타이틀로 신규 출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외출을 줄이면서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오프라인 플랫폼을 가진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를 매장에 오도록 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됐다.

    양사 모두 코로나 시대의 소비 패턴을 반영해 고객이 물건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휴식이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선보여 고객몰이에 나선다는 각오다.

    먼저 6월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영업면적 9만3958㎡로 수도권 최대 규모다. 

    소득 수준이 높고,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산다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해외 명품과 패션 소비를 즐기는 30대 '키즈맘'을 타깃으로 한 단계 앞선 쇼핑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설계했다는 게 롯데백화점 설명이다.

    명품 브랜드 매장을 백화점 외부에서 바로 접근 가능하도록 배치하고, 백화점 내부가 아닌 마치 쇼핑 거리를 다니는 것처럼 공간을 구성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복합문화공간과 중층에 잔디 공원을 설치해 주변 지역 백화점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대형 영어 키즈카페 등을 설치하는 등 아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도 마련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8월 대전 신세계 엑스포점을 연다. 엑스포점은 7만5130㎡ 면적에 백화점과 193m의 높이에서 대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신세계백화점 자체 브랜드인 '오노마' 호텔이 함께 들어선다.

    카이스트와 손잡고 만드는 교육·문화·체험 공간인 '신세계 과학관', 암벽등반·스크린 야구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충청권 최초의 토탈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살아있는 바다 생물을 만나는 신개념 아쿠아리움 등을 설치해 쇼핑 외에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검색만 하면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시대에 물건만 팔려고 해서는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며 “소비자가 ‘머무를 만하다’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선 시간을 보낼 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유통사 모두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