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 올해 1분기 실적 살펴보니LG생활건강 최대 실적·아모레퍼시픽 실적 회복미샤·토니모리 작년 이어 올해도 적자행진
  • ▲ 한산한 명동 거리ⓒ연합
    ▲ 한산한 명동 거리ⓒ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화장품 산업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가운데 대기업 화장품 업체와 로드숍 업체(가두점) 간 실적 격차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등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상승한 2조367억원, 영업이익은 11% 오른 370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국내외의 꾸준한 매출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해외 매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3875억원, 1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191% 증가했다. 럭셔리 중심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과 국내외 온라인 채널의 고성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중국에서도 성장세를 회복하며 매출이 크게 올랐다. 

    반면 화장품 로드숍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 매출이 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토니모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억원을 기록했다. 잇츠한불, 네오팜을 전개 중인 잇츠한불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 375억원과 29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화장품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드숍 업체들이 실적부진을 겪는 데에 중국 등 대외적 요인과 H&B(헬스앤뷰티) 스토어의 약진 등 내부적 요인이 맞물려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수년간 대내외 시장 상황 변화로 기초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지난해 부터 코로나19 쇼크까지 맞았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업계는 한정된 시장을 놓고 온라인, 면세점, 브랜드숍과 멀티브랜드숍, H&B가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서로 이익을 뺏어와야 하는 제로섬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이 따라 로드숍 업계는 최근 신성장동력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매장을 폐점하고 웅녀의 신전이라는 카페를 선봉였다. 매장 내외부는 동굴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쑥을 원료로 한 음료를 판매한다.

    토니모리는 한국 최대 단미사료 제조업체인 오션을 인수했다. 오션은 동결건조제품류, 저온제습건조제품류, 레토르트멸균 제품, 자연화식, HMR(즉석조리식품) 등 프리미엄 간식을 제조하는 업체다. 토니모리는 자사의 해외 인프라를 적용해 펫푸드로 해외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잇츠한불 역시 MZ(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비건 브랜드 딕셔니스트, 맨즈 코스메틱 브랜드 퀘파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채화 등을 출시하는 등 신사업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