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이어 핀란드서 화웨이·ZTE 공급금지 법안 마련中업체 빈자리 반사이익 톡톡히 누리는 에릭슨·노키아거대 5G시장 中도 점유율 2위 에릭슨 견제 '고삐'
  • 5G 통신장비 시장을 점령하고 있던 중국이 미국의 견제로 주춤하는 사이 유럽업체들이 빈 자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나섰다. 아직은 중국 화웨이의 점유율이 가장 큰 상황이지만 2위 에릭슨과 3위 노키아가 바짝 뒤를 따르고 있다. 중국은 거대한 자국 5G 시장을 무기로 후발업체들에 보복전에 나서면서 글로벌 반중 노선에 경고를 날리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화웨이의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31.7%로 전년(32.6%) 대비 점유율이 1% 가까이 감소했다. 여전히 시장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2,3위와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모양새다. 화웨이의 뒤를 바짝 쫓는 에릭슨은 지난해 29.2%, 노키아는 18.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5G 장비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와 제재를 받는 영향을 점유율에서 조금씩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열을 올리면서 같은 중국기업이지만 ZTE가 5G 장비시장에서는 화웨이 몫을 소폭이나마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ZTE의 점유율은 1% 가량 증가한 11%로 업계 4위다.

    미국의 입김으로 글로벌 곳곳에서 화웨이의 5G 장비를 입찰에서 제외하거나 기존에 설치한 화웨이 장비를 회수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2위 에릭슨을 자국 기업으로 두고 있는 스웨덴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미 국가안보 문제를 이유로 화웨이와 ZTE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발표했고 호주도 지난해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고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코로나19 발원 국제조사를 촉구하는 등 중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노키아의 모국인 핀란드에서도 스웨덴과 유사한 법안이 통과되며 반(反)화웨이 대열에 참여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제재 대상을 화웨이나 ZTE 등 중국업체로 특정하지는 않았고 국가 안보나 국방을 위협하는 장비의 사용을 금한다는 수준에 그쳐 차이점을 나타내긴 했다.

    하지만 에릭슨과 노키아를 보호하겠다는 자국의 논리와는 달리 두 업체 모두 거대 5G 시장인 중국에서의 매출도 만만찮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그래서 지난해 스웨덴이 화웨이와 ZTE에 대한 견제 조치에 나섰을 때도 에릭슨의 지주회사 측과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 편에 서서 스웨덴 정치인들의 이같은 제재 결정을 비판하고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에도 나선 바 있다. 에릭슨 매출의 8%가 중국에서 나오는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자국 시장에서의 매출규모는 고작 1% 수준임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중국도 이 같은 유럽 국가들의 반중국 조치에 보복이 가해질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4대 통신사들이 주관하고 있는 5G 장비 테스트에 에릭슨과 노키아 같은 기업들을 초청하면서 계약업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들의 국가들이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미 제재 조치를 가동하고 있고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업체들을 겨냥한 스웨덴을 회유하는데 자국의 거대한 5G 시장을 무기로 앞세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과 남미까지 5G 장비 시장에서 반중국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이 앞으로 얼마만큼 보복에 나서며 미국을 견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