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비수도권 2만여가구 분양, 전년비 2배↑대형사 몰리며 '최고급 브랜드' 요구 빗발수요자 눈높이 변화에 갈등 급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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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군 브랜드'를 앞세운 대형 건설사들이 비수도권지역에서 활발한 주택공급에 나서고 있다. 최근 비수도권 분양시장이 호황을 보이는데다 대형 건설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수요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다만 대형건설사들의 잇따른 진출로 비수도권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최고급 브랜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 사업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9일 부동산시장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2분기 상위 10대 건설사(도급순위)가 비수도권에 공급 예정인 일반분양물량은 총 29개 단지, 2만764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공급한 1만175가구에 비해 두배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물량을 공급하기 어렵다거나 이전에 비해 비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는점 때문에 대형건설사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비수도권에서 대형건설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도 비수도권 주택공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5월까지 10대 건설사가 비수도권에 공급한 아파트는 1순위 평균 27.8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외 건설사가 비수도권에서 공급한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이 4.87대 1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5.7배 가량을 상회하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 대형건설사 인기 브랜드 단지는 희소성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수도권에서는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중견건설사의 공급이 활발해지면서 대형건설사에 비해 약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이달 비수도권에서 분양에 나선다. 

    삼성물산은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 포레스티지(4043가구)'를, 현대엔지니어링은 대구 중구 동인동1가에서 '힐스테이트 동인(1009가구)'을 각각 분양한다. 

    또한 대우건설은 대구 북구 노원동에 조성되는 '북구청역 푸르지오 에듀포레(568가구)'와 대구 동구 용계동에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1313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한편 비수도권에서도 1군 브랜드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해당 지역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일명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일부 비수도권 정비사업 조합들은 대형건설사들의 최고급 브랜드를 요구하고 있으며 나아가 시공사를 교체하는 사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자칫 최고급 브랜드의 하향평준화 논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이같은 요구를 손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타사와의 경쟁을 고려하면 고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조합은 브랜드 갈등에 따라 지난달 DL이앤씨 컨소시엄과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에도 1군 브랜드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비수도권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정비사업 현장에서 이같은 갈등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