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목재·시멘트 등 핵심 자재값 일제히 상승자재 수급 불안 여파에 분양가 상승 가능성 도마'분양가상한제' 맞물리며 수익성 악화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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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공사의 핵심 자재인 철근 등의 수급 불안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도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에도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적정 분양가를 산정하기 어려워진 만큼 향후 분양일정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철근가격은 톤당 135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톤당 75만원 수준에 거래됐던 올해 1~2월과 비교해 두 배 가량 오른 셈이다.

    목재와 시멘트 가격도 크게 오른 상태다. 원목 가격은 올해 들어 60% 가량 증가했으며, 시멘트 가격은 당장 다음달부터 5.1%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로 만든 PHC파일(콘크리트파일)의 생산자물가지수도 최근 1년새 27.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재값이 분양가와 직결되는 만큼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건설사들도 분양계획을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최근 정부가 철근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 등을 통해 철근 수급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일단 숨통을 텄다는 반응이지만, 다른 원자재값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분양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최근 철근 가격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중견·중소건설사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담이 큰 상황으로, 목재와 시멘트값 상승세까지 고려하면 향후 분양가 산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욱이 분양가상한제로 적정 분양가가 산출되지 않을 경우 영업이익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를 산정해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정한 제도다. 원자재값 상승분을 반영할 경우 기본형 건축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지만, 분양가상한제에 따라 각 사가 산정한 적정 분양가가 나오지 않게 되면 수익성 악화 및 시공품질 저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매년 3월과 9월 노무비와 건설자재 등 가격변동을 고려해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 상한액도 올해(3월 기준) 0.87% 오르는데 그치면서 건설사들의 부담도 커진 상태다.

    일부 건설사들은 원자재값 상승에 따라 당초 계획한 분양일정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해도 적정 수준의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일정을 변경하는 것은 향후 입주자 모집 등에서 적지 않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신중히 검토 중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분양에 따른 적정 수익도 염두할 수 밖에 없다"며 "원자재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후분양으로 전환하는 기업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건설협회 조사 결과 지난 3~4월까지 철근 수급 불안 등에 따라 가동을 멈춘 건설현장은 총 43곳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