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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건설업②]안전사고 처벌강화 추진…"근본 대책 아냐"

중대재해처벌·건설안전특별법 필요성↑
사고발생시 사업주·최고경영자 책임
업계 "현장중심 건설업 특성 무시한 법"

입력 2021-06-17 13:45 | 수정 2021-06-17 13:55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재개발 철거건물 붕괴참사 이후 건설사 처벌강화 요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건설안전특별법 재발의와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처벌 만능주의의 법안만으론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을 이달 말 확정해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근로자 사망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1년이상 징역, 10억원이하 벌금, 법인에는 50억원이하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2022년 1월27일 상시근로자 50인이상 사업장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중대재해처벌법 내용 중 시민재해범위에 건축·해체 건설현장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본 법안에는 공중이용시설과 공중교통시설만 포함됐으나 이번 광주 붕괴사고를 계기로 재해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작년 9월 국회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도 이번주 재발의된다. 발주-설계-시공-감리로 구성되는 건설 전 단계에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한 뒤 법 위반시 형사책임을 묻는 법안이다.

그동안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의견조율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다 이번 광주 붕괴사고로 법안처리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사고 발생으로 처벌수위 높은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사고의 책임을 사업주에게만 부담하는 정책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조봉수 전문건설업 KOSHA 협의회 회장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수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시행 이후에도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법안”이라며 “사업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한계점이 있어 사고 사망자 감소 효과성에 대한 의문도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산업 사망사고에 대한 법과 기준의 잣대가 동일한 상황에서 기업경영인마다 안전투자 여력이 달라 기업간 격차 등 예상치 못한 부분도 생길 수 있는데 정책이 다양한 케이스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법안 시행 이후 안전보건에 있어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전문 인력이 증가해 건설사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실행하는 것은 좋지만, 사업주 책임 전가 등 효과적이지 못한 정책에 대해서 건설사업자가 과감히 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책임을 사업주에게 직접 부여하는 것은 건설업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조재용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미래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일본 건설 산업 현장과 국내 사례를 비교해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건설 산업재해 대부분은 현장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일본은 건설현장 사고를 줄이기 위해 건설현장에서 가장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원도급자 현장소장을 총괄안전위생책임자로 선임한다”며 “건설현장 원도급자 현장소장은 서로 다른 기업에 온 근로자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더라도 모든 안전책임을 진다”고 설명했다.

물론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근로자 직접고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 다만,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건설현장인 점을 감안하면 현장을 확실히 아는 전문가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것이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안전사고 책임을 사업주에게 직접 부여하면 원도급자의 존재 의미, 현장소장의 존재의미를 퇴색하게 할 수 있다”며 “건설산업 특성을 반영해 사내와 현장을 구분한 안전책임 구조를 재정립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채진솔 기자 jinsolc@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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