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미래에셋 이어 ABL생명도 실손보험 판매중단 검토생보 중에 삼성·한화·교보·농협·동양·흥국만 출시 예정손보사들은 3개사 제외하고 대부분 4세대 실손 판매 준비손보사와 생보사 실손보험 점유율, 80%대 20%로 격차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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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준비한 4세대 실손보험이 7월 출시전부터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손해율 우려로 일부 생보사들이 판매를 주저하고 있어, 대형사 위주로만 판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손보사들은 대부분 판매를 준비중이어서 실손보험에 대한 손보사 쏠림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되며, 생명보험사들 중에서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정도만 판매를 할 예정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하고, 보험료를 차등으로 적용 및 자기부담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7월 1일부터, NH농협생명은 늦어도 7월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흥국생명은 7월 1일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고, 동양생명은 출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고 출시일정은 미정이다.

    이외의 생보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실손보험 판매를 잇따라 중단한 상태다.

    앞서 라이나생명,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지난 연말 신한생명에 이어 올해 3월 미래에셋생명도 판매를 멈췄다.

    ABL생명도 4세대 실손보험 판매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 중이다. ABL생명 관계자는 “판매할지 여부를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며 “판매 양과 비중이 워낙 미미해서 수익성하고는 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푸르덴셜생명, DB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은 당초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았다.

    반면 손해보험사들은 AXA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AIG손해보험이 판매를 중단했고, 대부분은 4세대 실손보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생보와 손보 모두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를 겪고 있지만, 상반된 움직임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실손보험 합산비율은 123.7%를 기록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사업비율로, 100%를 초과하면 적자가 된다. 
     
    생보사들은 전년대비 2.2%p 감소한 107.1%를 기록했고, 손보사들은 전년대비 1.5%p 감소한 127.3%로 적자가 더 심각하다. 이는 생보사들이 1세대 실손보험 계약비중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난 것이다.

    생보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지난 2019년 1588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1314억원 손실로 전년 대비 274억원 감소했다. 손보사는 같은 기간 2조3545억원에서 2조3694억원으로 손실액이 149억원 증가하며 손실폭이 늘어났다.

    즉, 생보사에 비해 손보사들의 실손보험 수익성 악화가 더 심각함에도 손보사들은 하던대로 대부분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지만 생보사들은 잇따라 실손보험 판매를 접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형사에 비해 중소형사들은 매출대비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 수익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며 “대형사들은 고객접점, 연계판매 측면 등을 고려해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생보사들의 판매 중단이 고객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큰 틀에서 실손보험 비율은 손보사와 생보사가 각각 80%, 20%로 생보사 비중이 작기 때문에 전체 운용에 큰 영향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유독 생보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금은 공통상품이지만, 예전에는 손보사에서만 실손보험을 팔았다. 손보사들은 상품을 많이 팔아 놨기 때문에 계속 판매를 해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 반면 생보사들은 지금 접어도 기존에 판매한 양이 많지 않아 부담이 적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손보사들은 실손에 대한 개념이 오래전부터 체계화·최적화돼 있는 반면 생보사들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해 힘들게 팔면서 손해보느니 주력 상품에 집중하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같은 추세는 실손보험 주도권이 손보사로 더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형 생보사들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어쩔수 없이 실손보험 끈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