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닥 상승률 4.91%, 코스피(2.89%) 크게 웃돌아 하반기 코스닥 소외 현상 해소될 듯, 아웃퍼폼 가능성 높아 미국 설비투자·정책 수혜로 펀더멘털, 비차익 매도세 완화
  • 코스피 신고가 랠리에 소외됐던 코스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하반기 실적 펀더멘털(기초여건)과 수급 여건 변화로 코스닥 시장 상승률이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코스닥 지수는 6.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4.73%)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6월 한 달간 코스닥 상승률은 4.91%로 코스피 상승률(2.89%)을 앞질렀다. 

    작년 코로나19 확산으로 5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닥 지수는 올해 4월 12월 20여년 만에 1000포인트를 회복했다. 경기개선 기대감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과 코스닥 활성화 정책, 디지털·바이오주 강세로 반등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3~7월 코스닥은 코스피를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했다. 작년 9월부터는 금리가 상승하고 가치주 강세 흐름이 나타나면서 코스닥의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이 시작됐다”며 “올해 3~4월 일시작인 코스닥 강세 현상이 재개됐으며, 이후 코스닥의 언더퍼폼이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 다시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닥 소외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대수익률(연간 주가 상승률 차이)이 과거 정점에 해당하는 -20% 수준에 도달한 점에 주목했다.

    닷컴 버블 전후를 제외하면 2006년, 2010~2011년, 2017년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대수익률이 -20%를 넘어섰다. 이 중 2006년과 2017년엔 코스닥의 아웃퍼폼을, 나머지 1번의 사례는 코스닥의 언더퍼폼이다. 이번에는 코스닥의 아웃퍼폼 가능성이 더 높은 시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반기 실적 펀더멘털과 수급 조건이 근거로 꼽힌다. 

    우선 미국 설비투자(CAPEX) 확대로 코스닥 IT주의 수혜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상 가동률이 상승하면 추가적인 투자로 이어진다. 백신 접종이 계속되면서 설비 가동률이 정상화되면 추가적인 자본재 투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K-배터리 경쟁력 강화방안, K-반도체 전략 등 정부 정책도 코스닥 IT 강세를 이끌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 연구원은 “배터리 관련 R&D·시설투자 등 세제지원, 설비투자 지원 등의 방안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으며, 정책 영향도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반도체 전략 수혜도 중소형주에 더 집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K-반도체 전략 이후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코스피보다 코스닥의 반도체 업종 지수가 강세를 보였다”며 “시가총액 상위보다 5000억~2조원대의 중형주들 주가 상승률이 더 양호했다”고 덧붙였다. 

    수급 측면에서는 최근 2년간 이어진 비차익 순매도가 하반기 일단락될 것이란 관측이다. 추가적인 매도가 제한된다면 수급 부담이 완화될 수 있는 배경이다. 

    코스닥에서 비차익 순매수는 2017년에 급증했으며, 장기적으로는 2011년 이후부터 2019년 1분기까지 순매수가 지속됐다. 그러나 2019년부터 매도세로 전환됐다. 주요 원인으로는 2019년 MSCI 리밸런싱(중국 A주 편입에 따른 한국 비중 자동 감소),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신흥국 증시에서의 자금 유출 등이다.

    그는 “하반기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 수급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1차적인 수혜는 코스닥이 될 것”이라며 “비차익 매도세가 일단락되는 시점은 빠르면 1개월 내, 늦어도 하반기 중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유동시가총액 대비 비차익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가 약 3.2%, 코스닥이 1.1% 수준”이라며 “코스닥의 수급 부담이 먼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