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47원으로 21원올라빵, 커피, 아이스크림 도미노 인상 불가피올 하반기 먹거리 줄줄이 인상… 서민 가계부담 심화
  • ▲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우유ⓒ연합
    ▲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우유ⓒ연합
    국내 원유(原乳)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는 물론 치즈, 아이스크림, 커피 등 우유를 원료로 하는 식품 가격도 연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산 원유 가격은 8월1일부터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오른다. 인상 폭은 3년 전인 2018년(ℓ당 4원)보다 5배에 달한다.

    원유값은 매년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정한다. 전년 대비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미만이면 2년마다 협상한다. 2019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소비 상황을 고려해 인상 시기를 미룬 바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부터, 빵, 커피, 과자, 아이스크림까지 도미노 가격 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2018년 원유 가격이 4원 올라 유업계는 우유 소비자 가격을 인상했다.

    우유가격 뿐 아니라 커피전문점, 제빵 프랜차이즈 등도 줄줄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원가 부담이 높아질 경우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가격을 동결하기보다 인상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인상 계획은 없다"면서도 "인상부담이 늘어나는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빵이나 아이스크림, 커피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생활물가 오름세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6월까지 2분기 물가상승률은 2.5%로 2012년 1분기 3.0% 이후 9년여 만에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국제유가의 오름세와 농축수산물 물가의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한 것.

    올해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을 보이면서 서민들의 가계부담은 심화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로 대표 상품인 스팸 등 육가공 식품 20여종 가격이 인상했다. 이에 따라 스팸 클래식 340g은 5880원에서 6380원으로 8.5%, 스팸 25% 라이트 340g은 5980원에서 6580원으로 10% 올랐다.

    오뚜기도 이달부로 소스, 기름 등 10개 품목의 공급가를 최대 20% 인상했다. 앞서 오뚜기는 오뚜기밥, 컵밥, 캔 등의 제품 가격을 7~28% 올렸다.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동원참치와 사조참치의 가격도 올랐다. 편의점 업체별 판매 브랜드와 품목이 다르지만 동원참치의 라이트스탠다드100g은 2700원에서 3000원으로, 라이트참치150g은 3600에서 4000원으로 인상됐다.

    최근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라면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라면 가격이 수년째 동결된 상황에서 주 원재료인 소맥(밀가루) 가격과 팜유의 국제 가격이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소맥과 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27%, 71%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속에서 선두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