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3년 답보, 2년만에 대규모 파업기본급 인상 쟁점… 사측 "더이상 여력 없어"노조 측 "교섭 마무리 지어야 경영 정상화"
  • ▲ 지난달 25일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이 출근투쟁길에 피켓을 들고 서 있다ⓒ현대중공업 노동조합
    ▲ 지난달 25일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이 출근투쟁길에 피켓을 들고 서 있다ⓒ현대중공업 노동조합
    3년째 답보상태인 현대중공업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부진으로 노동조합이 6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울산 공장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종일 파업을 시작했다. 조경근 노조 지부장은 수십 m 높이 턴오버 크레인을 점거한 상태다. 조합원 수백명은 크레인 아래에서 집회 중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참여한 조합원은 800여명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과 2020년 임단협 결론을 아직 내지 못했다. 지난 3월 노사가 협상 끝에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타격이 컸다. 2019년 임금을 4만6000원 인상하고 성과금 218%와 코로나19 격려금 지급을 담은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표 58.07% 쏟아지며 부결됐다.

    이후 노조 측은 부분파업과 경적시위를 이어가며 지난달까지 2019·2020 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압박했지만, 끝내 노사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양측의 쟁점은 기본급 인상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기본급 12만원을 인상하는 올해 교섭안까지 마련했지만, 사측은 기본급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서 노사가 마련한 합의안에서 정리된 기본급 부분을 조합원 투표로 부결됐다고 해서 뒤늦게 인상할 수는 없다"고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전면 파업은 2018년 이후 2년만이다. 이번 파업은 9일까지 예정돼 있다. 노조는 "코로나19와 연이은 중대재해 속에서도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사측은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말로 그 어떤 진전도 없었다"며 "교섭을 마무리 짓는 것이 생산 안정을 되찾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사측은 신중한 태도다. 하반기 예정된 기업공개(IPO) 일정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등 잠재 변수도 사측을 조심스럽게 하는 이유다. 지난해 임단협 시작도 11월에서야 시작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교섭에 임하고 있다"며 "연내 협상타결을 목표로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