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룩… 물 흐르듯 유려목·어깨 열선에 안마까지… 더 넓고 편해진 뒷자리'독보적 세단', 억 소리 나지만 베스트셀링카 4위로
  • “메르세데스벤츠가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썼다.”

    벤츠가 ‘독보적’, ‘진화’란 수식어를 붙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는 몸을 싣는 순간 사라진다. 최고급 세단 왕좌 자리를 지켜온 만큼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지난 5월 벤츠의 신형 S클래스를 타고 서울 중구에서 충남 아산까지 왕복 200㎞ 구간을 달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맞설 대항마는 없었다. 8년 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만큼 직접 경쟁상대인 BMW의 7시리즈보다 한 수 위가 분명했다.

    먼저 논란이 됐던 외관을 살폈다. 신형 S클래스는 벤츠의 정수로 꼽히는 이전 세대보다 생김새가 별로라는 평가가 많았다. 부분 변경된 E클래스와 ‘패밀리 룩’을 구현했지만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는 해석 때문이다.

    그러나 실물은 ‘더 낫다’는 느낌이다. 물 흐르듯 유려한 곡선은 잘 빚은 도자기를 떠올리게 했다. 마치 단정한 멋을 낸 정장 차림의 신사가 섬세하게 멋을 부린 것 같았다. 전장(길이)과 전폭(너비)이 각각 54㎜, 55㎜ 길어지면서 비율도 좋아졌다.

    뒷모습은 무언가 아쉬운 인상을 남겼다. 역삼각형 구조인 리어 램프은 과한 크롬 장식과 어우러지지 않았다.
  • 경기 용인을 지나 100㎞를 ‘회장님’ 자리에 앉아 이동했다. S클래스는 ‘회장님이 탄다’는 인식이 강해 명성을 떨쳤다. 뒷자리에 앉자마자 단번에 고급 소재를 썼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손이 닿는 모든 곳을 나파 가죽으로 꾸몄다. 

    푹신한 쿠션을 넣은 머리 받침대 다리 지지대, 43.5도로 젖혀지는 좌석은 비행기 1등석처럼 아예 누울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충분했다. 축간거리가 이전 대비 51㎜ 늘어나 3216㎜(롱 보디 기준)에 달한다.

    열선을 켜니 목과 어깨를 따뜻하게 해줬다. 안마 기능까지 있다. 11.6인치 화면과 7인치 태블릿 덕에 이동하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뒷자리 에어백도 탑재했다.

    운전석으로 옮겨 타고 신형 S클래스를 직접 몰았다. 육중한 몸이 가볍게 움직인다.

    운전은 경차만큼 쉽다. 12.3인치 3차원(3D) 계기판과 12.8인치 화면은 옆에 화물차가 있는지, 얼마나 가까운지 알려주고 판단한다. 최신 음성인식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는 말하면 창문과 선루프를 닫고 공조 조절을 해준다.

    최신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과 공기 청정, 에어매틱 충격흡수장치 등은 기본이다. 전방 주시 외에 손 까딱 할 일이 없다.

    눈길을 끈 것은 ‘뒷바퀴 조향’ 기능이다. 뒷바퀴를 최대 10도까지 움직여 회전반경을 크게 줄였다. 좁은 공간에 주차를 할 때도 스스로 인식해 바퀴를 움직이고 자리 잡았다. 고속 주행의 안전성마저 챙겼다.

    S클래스는 압도적인 고급화 전략으로 ‘억 소리’ 나는 몸값에도 지난 1~6월 4467대 팔렸다. 베스트셀링카 4위에 달하는 성적이다.

    신형 S클래스는 디젤 엔진을 얹은 ‘S400d 4매틱(네 바퀴 굴림)’과 휘발유 엔진의 ‘S580 4매틱’이 있다. 판매 가격은 각각 1억6060만원, 2억1860만원이다. 회사는 신형 S클래스를 기반으로 한 리무진 ‘뉴 마이바흐 S클래스’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