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앤씨 "부회장으로 사업 및 브랜드 전략 수립"2017년 IMM PE 인수 이후 CEO 8번 교체·연간 퇴사율 42%김유진 대표 신규선임… 재도약 승부수
  • ▲ 조정열 전 에이블씨엔씨 대표
    ▲ 조정열 전 에이블씨엔씨 대표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조정열 전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부회장직에 선임됐다. 그간 수차례 대표이사가 교체된 에이블씨엔씨에도 전례없는 인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에이블씨엔씨가 적자를 거듭내고 있는 상황에서 전임 경영진에게 과도한 예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취임한 조 전 대표는 지난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부회장직으로 에이블씨엔씨에 남아있다. 임기만료 시점인 내년 3월18일까지 부회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조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이지 부회장으로 선임, 사업 및 브랜드 전략 수립에 있어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기업들은 퇴임하는 전임 경영진에게 배려를 해주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소임을 다하고 떠나는 중역들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고 임직원들의 충성도와 일체감을 유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전 대표의 경우 통상 대표보다 높은 부회장으로 선임한다는 것은 의아하다는 시각이다. 대표이사에 물러나면 고문이나 자문으로 예우하는 일반적인 기업 관행과는 동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조 전 대표는 대표직 사임 이후 출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회장직이 유지되면서 에이블씨엔씨는 조 전 대표에게 꼬박꼬박 월급을 지급하는 셈이다.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에이블씨엔씨 미등기임원 1인이 받은 평균연봉은 2억740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예우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출근도 하지 않는 점에서 보수를 받을 만큼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수년간 실적 악화로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7.9% 줄어든 3044억원, 영업손실은 6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 역시 매출은 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같은 기간 60억원의 손실을 봤다.

    연이은 적자로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IMM PE에 인수된 이후 총 8명의 CEO가 거쳐 갔다. 2017년 6월 이후 에이블씨엔씨의 대표는 서영필 대표에서 이광열 대표로 변경됐다. 이후 정일부 대표, 이세훈 대표, 이해준 대표 등의 사임 및 신규 선임이 반복됐다. 이후 지난해 3월 조 대표 취임으로 조정열·이해준 각자대표 체제를 구성했다 다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에이블씨엔씨의 직원 수도 2019년 말 365명에서 지난해 말 355명, 올해 1분기 322명으로 감소세다. 지난해 7월에는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40명을대기발령 조치하기도 했다. 실제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공개한 에이블씨엔씨의 연간 퇴사율은 42.23%에 달한다.

    한편 에이블씨엔씨는 조 전 대표를 대신해 김유진 대표를 신규 선임하며 재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띄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할리스에프앤비의 성공적인 매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온라인과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브랜드 가치 강화와 매장 관리, 재고 관리 등 운영 전반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