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상급종합병원 치료센터 확충 동참… 비수도권 대응은 ‘역부족’정부-지자체, 확진자 증폭 예고된 상황 속에서 ‘뒷북 대응’ 도마 위전문가들 “자가치료, 1일 2회 모니터링 한계… 시행조건 제한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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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 속 가장 시급한 문제는 확진자를 치료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뒤늦게 정부와 지자체는 생활치료센터를 늘리고 있지만 급증하는 확진자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실제 일부 비수도권 지자체서 운영 중인 생활치료센터는 이미 포화됐다. 이에 정부는 자가치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를 대응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842명이다. 

    우려했던 1800명대에 진입한 것으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날로 기록된다. 이제 예상치 못한 집단감염 하나만 발생해도 언제든 2000명대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유행의 특징은 치명률이 낮고 경증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20~30대 확진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치료할 공간 확보가 난제로 자리 잡았다. 

    PCR(유전자증폭) 검사로 양성판정을 받으면 방역당국과 지자체 절차에 의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다. 이 경우, 공급이 충분해야 대응이 수월해지는데 한계에 부닥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부랴부랴 생활치료센터를 늘리고 있다. 전날부터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경희대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이 동참해 경증환자를 대응하기 위한 공간 확보에 나섰다. 각각 약 300~500병상 수준이다.

    급한 불은 끄겠지만 타 지자체는 대응여력이 충분치 않다. 전날 기준 충청권 89.3%, 부산 84.3%, 강원 72.0% 등 비수도권 일부 지역의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현 속도대로 확진자가 늘어나면 곧 병상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확진자가 직접 모니터링하는 ‘자가치료’… 제한적 접근 필수

    결국 ‘자가치료’ 활성화라는 극단적 선택지가 현실로 다가온 실정이다. 

    앞서 지난 12일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5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확진자를 대상으로 자가치료 확대를 건의한 바 있다. 

    지금도 만 12세 이상 무증상 또는 경증확진자(소아 고위험군 제외), 만 12세 이하 또는 돌봄 자녀가 있는 확진 보호자(성인 고위험군 제외) 등을 대상으로 이 방법이 시행 중인데,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 확산이 거센 상황에서는 위험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날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과 같은 확산세에서 자가치료 범위를 늘리는 것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현재 통용되는 자가치료는 간호사 등 의료진이 1일 2회 유선 모니터링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직접 상태를 면밀히 판단해야만 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발열을 확인하고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등 모니터링 과정에서 신속한 판단이 어려워 중증 이환시 대처가 미흡해진다. 

    천 교수는 “만약 자가치료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 대상을 30세 미만으로 정하는 등 굉장히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산소포화도 진단기기를 필수로 지급하는 한편 의료기관 연계 방법이 확실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확진자 증폭이 충분히 예고됐는데도 대응을 하지 않고 뒤늦게 생활치료센터 확충과 관련 대책이 마련된 것이 문제”라며 “자가치료가 늘어나면 가뜩이나 업무로딩이 심한 의료진들에게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