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29세에 총수 올라… 8월1일 취임 40주년매출 1.1조→65조, 자산 7540억→219조 폭풍 성장M&A 성과… 방산-화학-금융-유통 망라수소-태양과-신재생에너지-항공우주 잰걸음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별칭은 '의리맨'이다.

    신의와 의리를 중시하는 남다른 경영철학으로 '의리경영'이라는 새로운 리더십 유형을 만들어 냈다.

    수두룩한 일화 가운데 그룹 임직원에 대한 애정은 유별나다.

    1998년 IMF 당시 기업매각과 희망퇴직으로 부득이하게 한화를 떠나는 임직원에게 일일이 자필 편지를 보내 위로했다. 이 전통은 40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 광어회 공수는 대표사례로 지금껏 회자된다.

    지난 2014년 "회를 먹고 싶다"는 중동 근로자들의 요청에 광어회 600인분을 비행기에 싣고 직접 현장을 찾았다. 

    서울프라자호텔이 리모델링으로 3개월간 문을 닫아 영업을 하지 않을 때 모든 직원에게 통큰 '유급휴가'를 줬다. 

    삼성과의 빅딜 당시 4곳의 직원 100% 고용승계는 물론 기존과 똑같은 처우를 약속했고 끝까지 지켰다.

    다른 그룹과 달리 원로급 임원 상당수도 수십년간 잔류하며 3세 승계 연착륙을 돕고 있다.

    '의리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김 회장이지만 경영성과도 혁혁하다.

    1981년 부친의 뒤를 이어 29살의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가 된 김 회장은 다음달 1일 취임 40주년을 맞는다. 

    취임 당시 1조1000억원이던 한화그룹의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65조4400억원으로 60배가 늘었다. 총자산은 7548억원에서 217조원으로 288배 증가했다. 

    위기 때마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판단력을 바탕으로 한 M&A로 외연을 늘려왔다. 
  • '의리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김 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8월 1일 취임 40주년을 맞는다.
    ▲ '의리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김 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8월 1일 취임 40주년을 맞는다.
    총수에 오른 이듬해인 1982년 2차 석유화학 파동으로 경영난에 빠진 한양화학(現 한화케미칼)을 인수해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키웠다.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는 재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2조3000억원이 누적손실에 시달리던 대한생명 인수는 도박에 가까웠다.

    하지만 6년 만에 누적손실을 완전히 해소하며 금융부문을 그룹의 한 축으로 완벽히 뿌리 내리게 했다. 2010년에는 푸르덴셜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과 합병) 마저 인수하면서 금융 부문을 더욱 키웠다.

    미래 비전을 내다본 선택도 탁월했다. 한화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태양광 사업도 그의 픽이었다.

    2010년 나스닥 상장사였던 솔라펀파워홀딩스(한화큐셀)를 인수하고, 이어 2012년 유럽 태양광 시장 1위였던 독일 큐셀(한화큐셀)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2015년 삼성과의 빅딜은 한화 M&A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꼽힌다. 삼성으로부터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석유화학),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방위산업)를 인수하는 2조원대 초대형 M&A를 성공시켰다. 민간 주도의 자발적 산업 구조조정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연초 총수직에 복귀한 김 회장의 시선은 미래성장과 후계승계에 꽂혀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신재생에너지, 항공우주 등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경쟁력 확대를 주문했다.

    "혁신의 속도를 높여 'K방산' 'K에너지' 'K금융'과 같은 분야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독려속에 한화그룹의 신성장 동력은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방위산업·석유화학을 넘어 태양광과 수소, 우주 등이 대상이다.

    이번엔 아버지의 뚝심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유상증자(1조2000억원)와 산업은행 투자지원 협약(최대 5조원)을 통해 6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김 사장은 다시 한번 그룹 체질을 바꾸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2018년 미국 수소공급망 업체 니콜라에 투자했다. 이어 2019년 자동차용 수소 고압탱크사업 인수를 계기로 올 3월까지 수소 관련 M&A와 합작사 설립 등을 연이어 추진했다. 

    한화큐셀을 통해 미국 에너지소프트웨어 업체 젤리를 인수했고 한화에너지는 프랑스 토탈과 JV를 설립해 미국에서 태양광 개발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의 의리경영은 한화만의 독특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냈다"며 "뚝심과 의리를 바탕으로 한 미래 혜안 등은 가풍으로 자리잡아 다음 세대에도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