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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내홍…"사내 소통 시스템 전무" 젊은 직원 불만 폭주

공채 중심 조직에서 전례 없는 대규모 경력직 채용 공고로 직원 역차별 발생
금융감독원 정기 감사 관련 광범위한 금융 개인정보 동의 요구
직원 불만 거세지자 손 이사장 내부망 직접 글 게재해 진화 나서

입력 2021-07-28 10:15 | 수정 2021-07-28 14:38

▲ ⓒ한국거래소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난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이 취임 이후 첫 위기에 봉착했다. 전례 없는 대규모 경력직 채용, 금융감독원 정기 감사와 관련 광범위한 금융 개인정보동의 요구 등 예민한 사안을 직원들 동의 없이 일방 결정하면서 내부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젊은 직원들에겐 이들 이슈가 더욱 민감한 문제로, 손 이사장이 부임 이후 강조해온 내부 소통과 대치된다는 지적이다.

28일 복수의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손 이사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잇따르고 있다.

발단은 경력직 직원 채용에서 시작됐다. 이달 초 거래소는 시장감시와 데이터분석, 인덱스개발, 노무 등 7개 분야의 경력직 채용 공고를 냈다.

업무에 따라 3년 또는 5년 이상의 경력자들을 모집했다. 그간 산발적으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해온 적은 있지만 16명을 한번에 모집 공고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직원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즉각 반발이 일었다.

코로나19 이후 분산·재택근무와 사업 확대로 인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였지만 공채 중심 조직인 거래소의 경우 경력직 채용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거래소 조직 특성상 입사 전 타 기업을 다니다 뒤늦게 중고 신입으로 들어오는 젊은 직원도 많다. 

때문에 과거에도 신입과 경력직을 동시 채용하는 과정에서 신입으로 들어온 경력 직원들과 경력직 입사자 간 형평성 논란이 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경력직들은 3~5년차 경력을 요구하면서 젊은 직원들의 불만을 샀다.

전문직군으로 들어온 해당 직원들도 인사규정상 5년 후 순환보직 대상이 되면서 일반직군 공채 직원들과 승진 경쟁을 벌이게 된다는 점은 기존 직원들에게 큰 부담이다. 젊은 공채 직원 입장에선 사실상 승진문이 좁아지는 꼴이다.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보다 내부 인력 양성 노력이 선행됐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거래소 한 젊은 직원은 "인력 부족이 문제라면 방식이 틀렸다"면서 "좁은 공채문을 뚫어놓고 전표 정리만 하는 사무 인력도 태반이다. 스페셜리스트가 없다면 내부 연수나 교육을 강화해 인력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게 맞다. 이전에도 경력직들을 뽑았다가 조직에 잘 융화되지 못한 사례가 종종 있다. 이사장은 떠나고 말면 그만이지만 전례는 남는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직원은 "채용 공고만 보면 직책 보임자들이 마음 놓고 굴릴 대리급 직원을 들이는 게 고작이다. 결국 직원들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소통하고 개혁하는 것처럼 내부 직원들의 기대를 심어놓고 정작 보여주기식 행보만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공분을 산 대목은 또 있다.

11년 만에 진행되는 금융감독원 정기 감사와 관련 개인정보제공 동의서 문제다. 최근 거래소는 공지 없이 내부망 단순 팝업창을 통해 이번 감사와 관련 직원들의 주식거래 계좌뿐 아니라 모든 금융기관 정보를 들여다보겠다는 개인정보동의서를 전송했다.  

직원들은 정보제공 범위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물론 사전 이해 과정 없이 개인정보라는 민감한 이슈가 통보된 방식에 대해서도 당혹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사안은 시니어들보다 MZ세대 직원들이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슈다. 문제가 되자 거래소는 일부 정보 제공 범위를 수정해 동의를 구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여전히 불만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 원인은 소통 부재라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손 이사장은 취임 후 유튜브 실시간 토론 중계를 진행하는 등 직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강조해왔다. 

이호선 노조위원장은 "직원과 노조와 충분한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가장 공통적인 문제"라면서 "특히 경력직 채용은 젊은 직원들의 이해가 걸려 있다. 개인정보동의서는 특히 세대가 바뀔 수록 민감한 문제인데, 너무 안이하고 둔감한 인식과 기준으로 추진한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사태의 심각함을 인식한 손 이사장도 진화에 나섰다.  손 이사장은 내부 게시판에 직접 글을 게재하며 성난 직원들을 달랬다. 

손 이사장은 "코로나도 문제지만 최근 들어 직원들의 실망과 분노에 찬 목소리에 마음이 무거워진다"면서 "여러가지 이슈가 한꺼번에 터지다보니 부임한 이래 가장 조직 분위기가 안 좋은 것 같다. 신바람 나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보겠다고 약속한 당사자로서 무척 송구한 마음"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손 이사장은 개인정보 동의 문제는 정보제공 범위 적정성 논란에 대한 쟁점을 금감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정보라는 중요한 이슈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면서 "감사와 관련 협조를 구할 때 직원들과 이를 사전에 충분히 공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경력직 채용과 관련해선 고질적인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직원 대표를 채용 심사위원회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한 상태다.  

손 이사장은 "과정에서 젊은 직원들이 느낄 좌절감에 대해 깊은 고려가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런 의도는 전혀 아니었고, 매우 엄정한 심사를 거쳐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이들만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거래소 측은 "좋은 취지로 한 것인데 생각지 못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면서 "노조와 사안을 협의해 좋은 방향으로 잘 해결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아 기자 km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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