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서 4만8160대 판매제네시스 빼면 현대차보다 254대 더 팔아미국 실적도 '역전'… 신차 '골든 사이클' 효과
  • ▲ 기아의 새 기업 이미지 ⓒ기아
    ▲ 기아의 새 기업 이미지 ⓒ기아
    ‘골든 사이클’에 올라탄 기아의 상승세가 무섭다. 어느새 형님 격인 현대자동차 판매 대수를 위협하고 있다.
    골든 사이클은 핵심 차종의 신차가 연쇄적으로 나오면서 판매가 증가하는 시기를 뜻한다. 

    기아는 완전 변경을 거친 주요 차종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판매에 탄력이 붙고 있다.  지난달 실적에서 이미 현대차를 앞질러 ‘아우의 대반란’을 일으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국내에서 4만8160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4만7050대)에 비해 2.4% 늘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현대차와 비교이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22.6% 줄어든 5만9856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1만1950대)를 제외한 순수 현대차의 판매는 4만7906대로 낮아진다. 기아보다 254대 덜 팔았단 얘기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아는 지난달 현지에서 7만99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7만3680대로 집계됐다. 하지만 제네시스(5180대)를 제외할 경우 6만8500대에 그쳤다.

    업계는 기아의 대약진이 골든 사이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기아는 2년 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연 300만대 판매가 깨지는 등 성장이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셀토스, K5, 카니발, 쏘렌토, K8, 스포티지로 이어지는 ‘신차 효과’에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중형 세단인 K5는 현대차의 간판으로 통하는 쏘나타를 추월했다. 지난달 2065대의 격차를 보이는 등 승기를 잡았다.

    카니발은 계약 대수가 하루 2만3006대를 기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카니발은 지난 1~7월  국내서 5만1926대 팔리는 등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쏘렌토는 사전 계약에서 1만8941대의 주문이 몰려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뒤에는 스포티지(1만6078대)가 쫓고 있다.

    기아는 경차 모닝부터 레이, 카니발, 스팅어 등 경쟁 상대가 하지 않는 차종을 판매해왔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새로운 전기차 EV 6 등의 차별화 전략이 적중했다.

    이 밖에 기업 이미지(CI)를 바꾸고 기아로 새 출발한 전략도 주효했다. 기아의 사명 변경은 1990년 기아산업에서 기아차로 바꾼 지 31년 만이다.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융합)’는 과거 디자인 경영 시기를 연상시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독한 변신’을 시작했다”며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이 역전되면서 현대차 영업본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는 골든 사이클이 고점에 이른 뒤 하락하는 국면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지금의 추세는 2023년까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골든 사이클 마지막인 스포티지 이후 당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