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부터 서킷까지 모두 소화새 플랫폼 '아반떼 N', 몸놀림 더 뛰어나'코나 N', 넉넉한 공간에 SUV 한계 극복
  • ▲ 아반떼 N ⓒ현대자동차
    ▲ 아반떼 N ⓒ현대자동차
    ‘비싸다’는 선입견은 운전대를 잡자마자 깨졌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기본기가 탄탄했다. 웬만한 스포츠카 못지 않았다. 귀에 착 감기는 거친 배기음은 어지간한 음악보다 더 듣기 좋았다.

    지난 3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현대자동차가 연 ‘아반떼 N’ 시승 행사에 참여했다. 장애물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슬라럼과 서킷 주행 등을 경험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고성능 ‘N’의 정점을 찍은 것 같았다. “현대차가 이 정도구나” 싶을 정도였다.

    아반떼 N은 본 순간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앞 범퍼는 통째로 뚫은 것처럼 보여 강렬한 인상을 자아냈다. 낮고, 넓게 자리한 립 스포일러는 공기 흐름을 제어하고 열기를 잘 식힌다.

    옆에서 보면 19인치 전용 휠과 큼직한 캘리퍼, 사이드 실이 돋보였다. 뒤는 변화의 폭이 더 컸다. 역삼각형 모양에 리어 스포일러와 배기구, 디퓨저가 어우러져 있었다.

    실내 역시 기존 아반떼와 180도 달랐다. 버킷 좌석은 높이가 10㎜가량 낮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빨리 달릴 수 있다. 전고(높이)는 5㎜ 줄었고 전장(길이)가 25㎜ 늘었다. 여기에 전용 기어 노브, 디지털 계기판, 스티어링 휠이 들어가 있었다.
  • ▲ 아반떼 N ⓒ박상재 기자
    ▲ 아반떼 N ⓒ박상재 기자
    아반떼 N을 몰고 서킷을 내달렸다. N 모드로 바꾸니 묵직하고 단단한 주행 감각이 극대화 됐다. 엔진 회전수(rpm)를 높게 가져가며 가속 페달을 꾹 밟아 보니 권투 선수가 펀치를 날리듯 치고 나갔다. 눈 깜짝할 새 시속 150㎞까지 속도가 붙었다.

    최고 출력 280마력, 최대 토크 40.0㎏f·m의 힘을 내는 엔진은 주저 없이 성능을 토해냈다. 습식 8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는 동력을 잘 뒷받침했다.

    직선 주로에선 시속 180㎞까지 속도를 높였다. 180도 도는 헤어핀 구간을 앞두고 브레이크를 지그시 밟자 내리꽂듯 제동이 걸렸다. 대용량 브레이크는 손을 보지 않아도 충분했다.

    급회전을 반복할 땐 탄탄한 몸놀림이 발군이었다. 시속 100㎞로 돌아 나가자 뒤쪽이 매끄럽게 따라 붙었다. 타이어의 비명이 요란하게 들려오면서 접지력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곧바로 중심을 잡았다.

    뼈대 강성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흐트러짐 없이 노면을 꽉 움켜쥐고 있는 힘껏 버텼다. 3세대 플랫폼은 이전과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페달에서 발을 떼면 펑 소리가 났다. 레이싱카에서 들을 수 있던 배기음은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 밖에 단수를 민첩하고 정확하게 바꿔 무는 ‘레브 매칭’, 일시적으로 극한 주행을 가능케 하는 ‘N 그린 시프트’, 뒤에서 누군가 밀어주는 것처럼 쭉 나가는 ‘N 파워 시프트’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누구나 카레이서로 만들어 줬다.
  • ▲ 코나 N ⓒ현대자동차
    ▲ 코나 N ⓒ현대자동차
    최근 인제스피디움에서 ‘코나 N’도 타봤다. 코나 N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반떼 N과 엔진, 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는 똑같은데 공간이 더 넓고 편안했다. 장보기와 캠핑 등 레저 활동을 즐길 만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스포츠카의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높이가 높고, 차체가 큰데도 짜릿한 성능을 발휘했다. 시속 180㎞를 넘어서도 힘이 넘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개발을 맡은 한 연구원은 “서킷을 달리다 전복될 일은 없다”며 “차체를 낮추고 다양한 특화 사양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반떼 N보다 내장재의 고급감은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이전 플랫폼을 쓰는 만큼 거동이 어려웠다. 험로주행 모드와 앞유리에 투사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피렐리 P 제로 타이어는 코나 N의 차별점이다.

    코나 N은 넉넉한 공간에 레저 활동, 서킷 주행 두 가지를 모두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해 보였다. 뒷좌석을 접으면 차 안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도 가능하다.

    코나 N 판매 가격은 3418만원부터다. 아반떼 N의 경우 3212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 ▲ 코나 N ⓒ박상재 기자
    ▲ 코나 N ⓒ박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