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이달 시생산 후 3분기 내 완제품 만드는데 국내 공급은 ‘불투명’위탁생산 일정 규모 확보·계획 틀어지면 해외 출하 금지 조건 등 관건모더나 이슈, 국내 상황 아닌 국제적 문제… 대표단 파견 부정적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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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탓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일정이 틀어지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 역시 예상 물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이로 인해 국민 불안감이 커진 실정이다. 

    결국 정부는 금주 강도태 복지부 2차관을 필두로 한국 공식 대표단을 모더나사에 파견해 항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위탁생산하는 모더나 백신 물량을 일부 확보하겠다는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이는데 명확한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통하면 좋겠지만 ‘공염불’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해당 사안을 두고 “백신 공급의 안정성과 이송 효율성 등을 감안하면 국내 생산물량이 국내에 공급되는 효율적”이라며 “모더나와 방미 대표단의 구체적인 면담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안내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이는 삼바가 이달 말 인천 송도에서 시범생산에 들어가는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 일부 공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생산 이후 완제품 테스트를 받으면 삼바 위탁생산분은 미국 외 국가에 수억 도스가 출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1일 “정부가 위탁생산분 확보라는 카드를 쥐고 항의 방문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의미는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접종일정이 계속 틀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백신의 정상적 공급이 이뤄질수 있도록 압박함과 동시에 위탁생산분을 얼마나 국내에 공급할수 있을지 또는 추후 공급물량이 틀어질 경우 국내 생산분 해외 출하 중단 등 조건을 걸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대로 대표단 파견 후 성과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지만 위탁생산분 확보는 애초에 계약상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모더나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정부가 모더나에 가서 항의해도 과연 실익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며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닌데 선공급이 이뤄지면 국제적으로 반발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삼바 위탁생산분 유통은 모더나사가 전권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전 세계적 공급 물량과 밀접하게 연결된 상황으로 한국 대표단 파견으로 해당 문제를 푸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현재 모더나 백신 공급은 일정하지 않고 일부 국가에서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되면 상황을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백신 구매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놓친 것은 제약사 횡포가 아닌 정부의 탓”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정치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모더나 백신 확보를 연결 짓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부적절한 처사”라며 “백신 구매는 정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