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일만에 은행채 순발행액 6.2조, 상반기 발행액比 2조 늘어 은행채 발행 경쟁에 금리 올라…변동금리 대출 이자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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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은행들은 금리가 낮을 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 각축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예대율 규제 완화 종료에 대비해 고유동성 자산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은행채 발행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은행채 금리가 높아지면서 변동금리 기반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순발행(발행액-상환액)된 은행채는 6조1723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순발행액인 4조1127억원을 훌쩍 넘겼다. 순발행액이 많다는 건 은행들이 만기채권 상환 외에 자금을 모아야 할 목적있다는 의미다.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가 오르기 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NIM(순이자마진)을 끌어올리는 등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26일, 늦어도 10월에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에서 0.75%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달 종료 예정인 금융당국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예대율 규제 완화 조치도 은행채 증가 속도에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금융당국은 규제 유연화조치의 재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은행들은 규제에 대비해 놓자는 분위기다. 

    LCR은 심각한 위기로 은행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왔을 때 동원할 수 있는 고유동성 자산이 얼만큼 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통합 LCR에 대해 기존 100%에서 85%로 규제를 완화해 적용 중이다.  

    4대(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 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통합 LCR 비율 평균치는 90.55%다. 4대 은행이 LCR 비율 100%를 맞추려면 약 22조원의 고유동성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은행채 발행 경쟁이 치열해지면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고, 은행채를 기준금리로 하는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도 올라 해당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미 채권금리와 시중금리가 뛰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를 넘었다. 

    5대 은행은 현재 변동금리 조건의 주담대 대출 금리를 연 2.48~4.24%로 정했다. 한달 전인 연 2.34∼4.13%와 비교해 0.11%포인트~0.14%포인트 높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비슷하게 올라 대출금리도 인상폭을 반영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도 대출금리 인상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