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아파트 잇따라 재건축 심의 통과한강변 아파트 층고 제한 폐지 '만지작'"단기적 상승 불가피…보완대책 마련해야"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서울시가 주요 재건축단지에 적용됐던 층고제한의 폐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남 재건축단지들도 잇따라 인허가 장벽을 넘어서면서 서울시 재건축 활성화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추가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속속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강변 아파트 높이를 15층 이하로 권장하는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의 재정비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단지가 공공기여 비율이나 소셜믹스 방안에 협조할 경우 이같은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 

    앞서 서울시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3년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 원칙'을 마련,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 이하로, 한강 수변 연접부는 15층 이하로 층고를 제한해 왔다.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도 이를 포함해 해당 기준을 넘어서는 재건축 계획은 모두 심의를 반려해 왔다.

    한강변 층고제한이 대표 재건축 규제로 꼽혀온 만큼 시장에서는 서울시가 재건축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서울시가 강남 지역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사업 심의를 통과시키면서 이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서울시는 제15차 건축위원회를 통해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와 송파구 신천동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등에 대한 건축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강남권에서 1000가구 이상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심의가 통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의 경우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재건축 활성화 공약을 강조해왔지만, 취임 이후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의 이번 결정에 따라 오 시장이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곳곳에서 재건축 바람이 거센 만큼 주요 단지들도 재건축 규제 완화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서초구와 송파구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각각 0.24%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방배동 신동아아파트와 신천동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등에 대한 재건축 계획안 통과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층고제한과 관련한 서울시 입장에 대해 시장 안정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노 장관은 지난 19일 국토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층고 규제를 완화할 경우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기존에 살던 사람이 내몰림 당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 교란행위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전제에서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오 시장 취임 직후 서울 집값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크게 오른 것을 보면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른 단기적 집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 활성화에 나서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일부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