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분양·건설사 "집단대출 안될 수도" 공지 당국 "신한, 국민 등 대출 여력 있어" 손사래신용대출 계좌 폭발적 증가…"일단 만들고 보자"
  • 은행권의 연쇄 대출 중단 사태로 이사 및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입주를 앞둔 경기도의 한 단지에서는 "집단 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공고문을 내 입주자들이 자력으로 중도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주택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린 실 수요자들의 마이너스통장 개설과 2금융권 대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 오늘부터 농협은행 대출 중단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11일 30일까지 신규 부동산 담보대출, 전세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특히 새 아파트 입주와 맞물려 진행해온 단체승인대출(집단대출)도 함께 중단했다. 농협중앙회 소속 단위 농협조합도 3분기 신규 대출을 쉬어간다. 

    농협은행은 올들어 집단대출이 3조원이상 증가하며 가계대출 증가폭을 키웠다. 특히 단위 농협 역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가계대출이 10조원이상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부동산 관련 대출로 확인됐다. 

    당장 주택 구매를 앞두고 있는 실수요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 SC제일은행까지 일부 주택 관련 대출 판매를 중단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 ◆ "집단대출 불가"… 2금융권 찾는 실수요자  

    급기야 경기도 화성봉담 2지구의 한 신혼희망타운은 모집공고를 통해 "금융권의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인해 중도금 대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할 경우 수분양자 자력으로 중도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이처럼 집단대출에 비상이 걸리자 실수요자들은 마이너스통장과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 부동산커뮤니티에는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현재 신용등급으로 시중은행서 대출이 어렵다"면서 "당연히 집단대출이 될 줄 알았는데 오늘 2금융권에 한도, 금리를 확인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작성자는 "보험사 대출, 카드론까지 다 끌어다가 입주해야 할 판"이라며 "이자도 오른다는데 서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2금융권 대출 한도 확보도 쉽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의 대출 중단 사태에 따른 풍선효과가 우려되자 2금융권을 향해서도 대출 최대 한도를 연봉 아래로 제한할 것을 요구한 탓이다.

    시간이 갈수록 대출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에 마이너스 통장 개설은 폭발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인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지난주(8월 17~20일)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 건수는 7557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같은 규모는 올초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급증했던 수준과 비슷하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진화에 나섰으나 시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금융당국은 전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른은행으로 대출 중단이 확산할 가능성은 매우 낮자"면서 "최근 농협의 대출 중단은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해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