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75%로 0.25%P 높여"서두르지 않겠지만 지체 안해"성장률 4.0%·물가 2.1% 전망
  • ▲ 이주열 총재ⓒ한국은행
    ▲ 이주열 총재ⓒ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지난해 5월부터 유지된 제로금리 시대는 1년 3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그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금통위는 10월, 11월에 각각 예정돼 있다.

    ◆ "추가 인상, 서두르지 않겠지만 지체 안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26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서 "0.25%p 금리를 인상했으나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금융불균형 누적 완화를 위해 금리 인상 첫 발을 디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불균형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 총재는 '점진적'의 의미를 "서두르진 않겠지만 지체하지도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 조정 시점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영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의 정책변화를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총재는 "0.25%p 기준금리를 올렸으나 실질금리는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실물 경기에 제약을 주는 수준은 아니고 중립금리보다 기준금리가 여전히 낮다"고 거듭 강조했다. 

    ◆ 기준금리 인상 배경 3가지 

    이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견실한 경기회복 ▲물가상승 압력 ▲금융불균형 해소등 3가지를 제시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가 다소 둔화됐으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봤다. 향후 민간소비가 백신접종 확대와 추가경정예산안 집행 등으로 개선될 것이란 판단도 깔려있다. 이에 따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과 같은 4.0%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인 1.8%보다 0.3%p 올린 2.1%를 제시했는데 이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의 오름세 확대, 서비스 가격 상승 등으로 올해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불균형 해소 역시 금리인상의 핵심적 요인이다. 사상 최대 규모인 1805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집값 등을 잡기 위해 통화정책의 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제 주체들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고 위험선호 성향을 낮추게 돼 가계부채 증가세나 주택가격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집값에는 정부의 주택정책, 주택의 수급상황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금리 만으로 단언해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번 금통위에는 금융위원장 후보자인 고승범 전 위원을 제외한 전체 금통위원 7인 중 6인이 참석해 과반수 동의로 의결됐다. 주상영 위원만 기준금리 동결의 소수의견을 냈고 모두 금리 인상에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