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추가 금리인상 저울질, 산업계 부담 ↑7월 기업대출 11조3000억원, 역대 최대치원자재값↑, 코로나 재확산, 금리인상 기업 부담 눈덩이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뉴데일리 DB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뉴데일리 DB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단계적 금리인상론이 확산하자 산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도 버는 돈으로 대출이자를 내는데 급급한 한계기업이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상의)는 국내기업 31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7%가 금리인상을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꼽았다. 원자재값 상승(81.6%), 코로나 재확산(80.6%) 등에 이은 3번째로 많은 응답이었다. 기후변화 등 환경이슈 대응(47.4%)과 미중 무역갈등(46.8%)이 뒤를 이었다.

    한은 금리인상 전에 시행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66.5%는 "코로나 재확산이 심상찮은 만큼 금리인상은 내년 이후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와 자산시장 과열 등으로 연내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기업들은 ‘위기상황 감안해 연내 한차례 소폭 인상’(22.3%), ‘연내 두차례 소폭 인상’(5.5%) 등 27.8%에 그쳤다.
  • ▲ 부담요인별 기업경영 영향 정도
    ▲ 부담요인별 기업경영 영향 정도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총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커 이자지급능력이 취약한 기업 비중은 2019년 35.1%에서 2020년 39.7%로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절반 수준인 50.9%에 달한다. 빚으로 부채를 막고 있는 셈이다. 지난 7월 한달간의 기업대출은 11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 5조1천억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상의는 "국내기업들의 부채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최대한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은행이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22조1000억원에 달한다. 전년대비 1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부쩍 오른 원자재 가격은 기업들의 자금 여력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화학업계 A사는 "건설경기가 회복되어 매출이 증가했어도 물류비 상승에 원자재가격 상승까지 겹쳤다"며 "순이익은 오히려 10~20% 감소한 상황"이라고 했다. 부품업계의 B사 역시 "알루미늄 가격이 전년대비 35%나 급등했지만 납품 계약상 원가 상승분을 제품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일만 늘고 남는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영환경에 대한 기업인식은 경제심리에 반영되어 향후 경기흐름에 영향을 준다"며 "코로나 재확산 상태에서도 회복 흐름이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되도록 정부·정치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