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매각결정 안갯속…勞使, 고용승계‧희망퇴직 논의 올스톱부분 매각도 지지부진, 매각 난항 최악땐 '단계적 폐지' 가능성도 勞 "출구전략 교착상태 지속시 정무위 국감서 고용안정 화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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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씨티은행의 통매각은 무산되고 부분매각과 단계적 폐지로 선택지가 좁혀진 것으로 파악됐다.

    부분매각과 청산에 반대하는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소비자보호와 고용안정이 최우선 고려사항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힘쓰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철수를 공식화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매각방향 등 출구전략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달 26일 정기 이사회에서 매각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9월 이후로 미뤘다. 

    한국씨티은행은 인수의향서(LOI)를 내고 실사에 참여한 복수의 금융사들과 매각 조건 등을 협의해왔지만 인수 의향 기관들과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은 최우선으로 삼은 ‘통매각’을 희망하는 곳이 없자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을 쪼개서 파는 ‘부분 매각’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부분 매각에 실패시 남은 출구전략은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는 ‘단계적 폐지(청산)’만 남는다. 고객들에게 자산을 다른 금융사로 이전하는 것을 권유하고 직원들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사업을 청산하는 식이다. 앞서 HSBC은행이 2012년 산업은행과의 소매금융 부문 매각 협상이 실패하자 이듬해 결국 청산 절차를 밟은 전례가 있다.

    씨티은행의 매각에 대한 결정이 미뤄지면서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의 희망퇴직 등 고용안정 논의도 답보상태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에서 인수대상자와 관련한 인수조건과 인수규모 등 모든 조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시작하려던 희망퇴직과 고용승계 안건 등 모든 논의가 교착상태”라며 “이 상태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면 오는 정무위 국감에서 씨티은행 매각이 공론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무위 위원들 중 일부가 씨티은행에 고용안정과 금융소비자보호를 요구하는 내용을 국감 질의 주제로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순 씨티은행장까지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는 씨티그룹이 지난 2016년 콜롬비아씨티 매각에 실패한 뒤 철수 계획을 철회했다가 2년 후 매각을 재진행해 성공한 사례를 언급하며, ‘안정적인 인수처’를 찾아 직원들의 대규모 실업사태가 없도록 매각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